한국 교육부 세출 예산의 구조적 전환기, 2021~2025
학령인구가 급감하는데도 내국세 연동으로 교부금은 늘어나는 '구조적 역설' 속에서, 한국 교육 재정은 초중등 중심에서 고등교육 병행 구조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2023년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 신설로 고등교육 재정이 처음으로 안정적 법정 재원을 확보했으나, 이 특별회계는 2025년 12월 31일 일몰을 앞두고 있어 연장 여부가 교육 재정 전반의 핵심 쟁점이다. 교육부 예산 총액은 2021년 76.5조 원에서 2025년 **104.9조 원(역대 최대)**으로 37% 증가했지만, 이 증가분 대부분은 내국세 연동 교부금과 유보통합 이관에 기인하며, 초중등과 고등교육 간 재원 배분을 둘러싼 갈등은 더 깊어지고 있다.
교육부 예산 5년간 37% 증가, 세수 변동에 좌우되는 구조
교육부 세출 예산은 내국세에 연동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전체의 약 70%를 차지하기 때문에, 경기와 세수 상황에 따라 크게 변동한다. 2022~2023년 세수 호조기에 급증했다가, 2024년 세수 부진으로 급감한 뒤 2025년 다시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롤러코스터 양상을 보였다.
연도 국회 확정 예산 전년 대비 증감 주요 배경
| 2021 | 76조 4,645억 원 | +7,328억 | 코로나 이후 정상화 |
| 2022 | 89조 6,251억 원 | +13.2조(+17.2%) | 세수 초과 호조 |
| 2023 | 101조 9,979억 원 | +12.4조(+13.8%) | 교부금 75.8조·고특회계 신설 |
| 2024 | 95조 7,888억 원 | -6.2조(-6.1%) | 세수 부진·교부금 감소 |
| 2025 | 104조 8,684억 원 | +9.1조(+9.5%) | 유보통합 이관 5.4조 포함, 역대 최대 |
부문별로 보면, 유아·초중등교육은 2021년 58.6조에서 2023년 80.9조까지 치솟았다가 2024년 73.7조로 급락했다. 고등교육은 2021년 11.1조에서 2025년 15.9조로 꾸준히 확대되어 전체 교육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5%에서 **15.1%**로 올랐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GDP 대비 고등교육 공공 재정 비율은 **0.63%**로 OECD 평균 1.0%의 3분의 2 수준에 머문다.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가 바꾼 재정 지형
제정 배경과 핵심 구조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법은 윤석열 정부가 2022년 7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구상을 발표한 뒤, 같은 해 12월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찬성 188, 반대 35, 기권 38)하여 2023년 1월 1일 시행되었다. 제정 배경에는 세 가지 구조적 문제가 있었다. 첫째, 한국의 고등교육 1인당 공교육비는 **OECD 평균의 66.2%**에 불과한 반면 초중등은 132% 수준이라는 투자 불균형. 둘째, 14년간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로 270개 사립대 중 35곳이 인건비조차 충당 못 하는 대학 재정난. 셋째, IMD 2022 대학경쟁력 평가에서 63개국 중 46위로 추락한 국제경쟁력 하락이었다.
특별회계의 세입 재원은 크게 세 가지로 구성된다. ① 교육세 전입금: 교육세 세입 예산액 중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 전입분을 제외한 나머지의 50%(당초 정부안은 100%). ② 일반회계 전입금: 약 2,000억 원. ③ 기존 사업 이관분: 교육부 고등교육 사업 7.7조 + 고용부 0.32조 원. 이 구조에서 순수 증액분은 ①+② 합산 약 1.7조 원이며, 나머지는 기존 예산의 이관이다.
예산 규모와 주요 사업
연도 고특회계 총규모 주요 증액 사업
| 2023 | 9조 7,400억 원 | 대학 자율혁신(+3,924억), 지방대학 육성(+5,314억) |
| 2024 | 약 15조 원 | RISE 시범사업, 국가장학금 확대 |
| 2025 | 15조 8,634억 원 | RISE 전국 시행(2조 원), 국가장학금 +5,929억 |
2025년 중점 투자 과제로는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2조 원(전년 대비 +7,985억), 맞춤형 국가장학금 5조 3,134억 원(9구간 확대, 주거안정장학금 신설), 의대 교육여건 개선 4,877억 원 등이 편성되었다.
일몰과 향후 과제
이 법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3년 한시법으로 제한되어 2025년 12월 31일 효력이 만료된다. 교육부는 2024년 12월 '고등교육 재정지원 기본계획(2025~2029)'을 수립하고, 2025년 4월 제3차 고등교육재정 혁신 토론회를 개최하여 연장 논의에 착수했다. 대한민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고특회계 연장·확대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과 '고등교육세' 신설 등 항구적 지원 기반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제정 과정의 핵심 쟁점
법 제정 과정에서 가장 뜨거운 논란은 **"초중등 예산을 떼어 대학을 지원한다"**는 비판이었다. 야당(더불어민주당)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손대지 말고 별도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도 "새로운 재원 확충 노력 없이 교육세 1.5조를 떼어내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을 냈다. 반면 여당은 학령인구 감소에도 교부금이 자동 증가하여 시도교육청 기금 누적액이 20조 원을 넘는 상황을 근거로, 교육 부문 간 재정 불균형 해소가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결국 교육세 전입 비율이 100%에서 50%로 축소되고, 3년 한시법 조항이 추가되는 타협으로 마무리되었다.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 유보통합과 함께 진화 중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유특회계)는 누리과정(만 3~5세 공통 교육·보육과정)의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해 2016년 12월 20일 제정, 2017년 1월 1일 시행된 한시법이다. 세입은 교육세 전입금과 일반회계 전입금으로 구성되며, 2022년 기준 약 3조 8,290억 원 규모다. 이 법은 태생적 한시법으로 매 3년마다 일몰 위기를 겪었다.
- 1차 연장 (2019년): 2022년 12월까지 3년 연장
- 2차 연장 (2022년): 2025년 12월까지 3년 연장
- 3차 연장 (2025년 7월 23일 국회 통과): 2030년 12월 31일까지 5년 연장 (찬성 231, 기권 1)
유특회계의 운명은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 정책과 직결된다. 유보통합은 1995년 '5·31 교육개혁'에서 처음 제기된 이래 30년간 추진과 좌절을 반복해왔으며, 윤석열 정부가 국정과제로 재추진하고 2023년 1월 교육부·복지부 합동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2025년부터 교육청 중심 관리체계로 전환이 시작되었고, 교육부 2025년 예산에는 복지부 보육예산 5.4조 원이 이관되었다. 유특회계가 일몰될 경우 어린이집 누리과정 지원의 법적 근거가 사라질 위험이 있어, 5년 연장은 유보통합의 안정적 추진 기반으로서 의미가 크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유보통합 재정 확보를 위해 내국세 교부율 인상(20.79% → 약 21.58%), 유특회계의 '유아교육·보육지원특별회계'로의 확대 통합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줄어드는 학생과 늘어나는 예산의 역설
내국세 연동 구조와 규모 추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내국세 총액의 20.79%와 교육세 세입액 일부를 합산하여 시도교육청에 배분하는 제도로, 1972년 도입 이래 초중등교육 재정의 근간이다. 보통교부금(내국세 20.79% × 96.2% + 교육세 일부)과 특별교부금(내국세 20.79% × 3.8%)으로 구성된다.
연도 교부금 규모 전년 대비
| 2021 | 53.2조 원 | - |
| 2022 | 65.1조 원 | +11.9조(세수 호조) |
| 2023 | 75.8조 원 | +10.7조(역대 최대급) |
| 2024 | 68.9조 원 | -6.9조(세수 부진) |
| 2025 | 72.3조 원 | +3.4조 |
이 제도의 근본 문제는 학생 수와 무관하게 세수에 따라 자동 증감한다는 점이다. 2010~2024년 사이 초중고 학생 수는 724만에서 513만으로 29.1% 감소했지만, 교부금은 32.3조에서 68.9조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지방교육재정기금은 2024년 기준 26조 8,000억 원에 달하며, 이는 연간 교육 예산 102조의 26%에 해당한다.
개편 논의의 대립 구도
KDI는 2021년 보고서에서 내국세 연동 방식을 경상GDP 연동 + 학령인구 비율 반영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했다. 이 개편안대로라면 2021~2060년 누적 약 1,366조 원의 재정 여력이 확보되고, 국가채무비율을 28.8%p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도 학령인구 감소 반영을 일관되게 주장한다.
반면 교육계는 강력히 반대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는 "학생 수 감소 = 교육재정 축소는 단견"이라며, 다문화 학생 증가(2025년 20만 2,208명, 전체의 4.0%), 특수교육 수요, 기초학력 보장, 늘봄학교·AI디지털 교과서 등 질적 수요 증가를 근거로 현행 유지를 요구한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025년 6월 보고서에서 "단순 재정 절감이 아닌 교육의 질 보장 설계가 필요하다"며, 학생 1인당 적정교육비(standard cost) 기준 마련과 보수교부금 분리를 통한 내국세 교부율 조정을 제안했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기획위원회는 지방교부세와 교육교부금 통합안 검토 후 2026년 지방선거 이후 공론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간 불균형도 심각하다. 학령인구 14만인 강원은 1인당 교부금 2,177만 원인 반면, 학령인구 153만인 경기는 1,052만 원, 서울은 731만 원에 불과하여 수도권 '역차별' 논란이 제기된다.
학령인구 절벽이 교육 재정의 전제를 흔든다
한국의 초등학생 수는 2021년 약 267만에서 2025년 234만 5,488명으로 이미 12% 이상 감소했으며, 2035년에는 약 136만 명으로 현재의 절반 수준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중학생은 2027년부터, 고등학생은 2030년부터 본격 급감이 시작되어 2040년경에는 각각 현재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학교급 2024년 2025년 2029년(전망) 2035년(전망)
| 초등학생 | 249만 5천 | 234만 5천 | 170만 5천 | ~136만 |
| 중학생 | 133만 3천 | 137만 | 122만 9천 | ~77만 |
| 고등학생 | 130만 4천 | 129만 9천 | 131만 9천 | ~94만 |
| 합계 | 513만 2천 | 501만 5천 | 425만 4천 | ~309만 |
이 변화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다면적이다. 학생 1인당 교부금은 2020년 약 1,000만 원에서 현행 방식 유지 시 2060년 6,140만 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OECD 기준으로 한국의 초등 1인당 공교육비는 이미 14,873달러로 OECD 평균(11,902달러)보다 25% 높다. 반면 대학은 13,573달러로 OECD 평균(20,499달러)의 66%에 머문다. 교원 1인당 학생 수도 초등학교 기준 2010년 18.7명에서 2025년 12.1명으로 떨어졌고, 2029년에는 8.8명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현장에서는 소규모 학교 증가와 폐교 가속(최근 3년간 103개교 폐교, 2024년 신입생 0명 초등학교 145개교), 인건비 비중 확대로 인한 재정 자율성 저하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2025년 교육기본통계에서는 처음으로 교원 수도 전년 대비 3,142명 감소(-0.6%)하여 학생 감소가 교원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2024~2025년 정책 동향이 보여주는 방향
2024~2025년 교육 재정 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RISE 전국 시행, 유보통합, 국가장학금 대폭 확대, 고특회계 일몰 대응으로 요약된다. 2025년 예산 104.9조 원 중 RISE에 2조 원, 국가장학금에 5.3조 원이 편성되었고, 유보통합으로 복지부 보육예산 5.4조가 교육부로 이관되었다. 2025년 7월에는 유특회계의 5년 연장(2030년까지)이 국회를 통과하여 누리과정의 안정적 재원이 확보되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도 활발하다. 2023년 10월 특별교부금 비율이 3%에서 3.8%로 한시 인상(2024~2026년)되어 AI디지털 교육 등 국가시책 사업 재원으로 활용된다. 고교 무상교육 국비 47.5% 분담 특례는 윤석열 정부의 거부권 행사로 한때 좌초되었으나, 이재명 정부 출범 후 2025년 8월 2027년까지 3년 연장으로 확정되었다. 교총은 2026년도 예산안(106.3조)에 대해 "겉으로는 증가처럼 보이나 교부금이 오히려 6,052억 감소하여 유·초·중등 교육 근간을 약화시키는 불균형 예산"이라 비판했다.
결론: 세 개의 특별회계가 교차하는 전환점
한국 교육 재정은 세 개의 특별회계—지방교육재정교부금(초중등),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대학),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누리과정)—가 교육세와 내국세라는 한정된 재원을 놓고 경합하는 구조다. 2025년 말 고특회계 일몰이라는 시한은 이 세 축의 관계를 재정립할 결정적 분기점이 된다.
핵심 쟁점은 명확하다. 학령인구가 2024년 513만에서 2035년 309만으로 줄어드는 현실에서, 내국세 20.79% 자동 연동이라는 반세기 된 교부금 공식을 유지할 것인가. 초중등 교육의 질적 수요(다문화, 돌봄, 디지털 전환)와 고등교육의 양적 부족(OECD 평균의 66%)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을 것인가. KDI의 경상GDP 연동 전환안, KEDI의 표준교육비 기반 산정안, 대교협의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안 등 대안은 다양하지만, 교육감협의회·교원단체의 반대와 정치적 합의의 어려움이 개편을 가로막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2026년 지방선거 이후로 설정한 공론화 일정이 실제로 근본적 개혁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한국 교육 재정의 향방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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