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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제주도로 갑니다.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by 조은아빠9 2010.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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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로 갑니다.

딸아이가 그렇게도 가고 싶어하는 제주도를 갑니다.

일 때문에 가는 거지만 평생에 가을에 제주도를 가볼 기회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여름내 관악구의 공해로 찌든 공기가 나를 힘들게 할 때 고향 앞바다 떠오르는 바다는 성산포에서 보았던 바다였습니다.

성시경의 ‘제주도의 푸른밤’, 이생진의 ‘그리운바다 성산포’로 대신해야 했던 제주도의 푸른 바다를 오늘 육안으로 볼 수 있습니다.

느낍니다. 여행의 설레임. 어린아이처럼 비행기를 탄다는 즐거움.

그런데, 마음에 다른 감정은 이 즐거움을 딸아이와 아내와 함께 나누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기도합니다. 기회가 되면 아내와 아이들 손잡고 제주도 가을 바다를 볼 기회가 생기길 기도합니다.

 

제주도를 다녀왔습니다.

나는 대한민국 북단 파주에 삽니다. 제주도와 공기가 다릅니다. 춥습니다.

몇시간 전에 나는 용두암 해변에서 10월 중순인데 바다로 들어간 아이들과

제주도 푸른바다에서 밤낚시를 즐기던 사람들과 함께 있었는데,

이곳은 사람들로 바다를 이룬 도시입니다.

그 낮은 집들과 어디서나 눈에 밟히는 푸른 바다와

길가에 바람에 따라 흔들리던 억새풀과 나지막한 언덕과 초장들이 금방 그리워집니다.

 

왜 나는 그 한가한 삶들을 그 곳에 남겨두고 애써 이 도시로 달려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스스로의 창살에 갇혀사는 나를 생각하니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왜 이렇게 어릭석은지.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내일부터 나는 두고온 바다 때문에 그 한가한 오름들의 풍경 때문에 시름시름 앓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