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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기교육정책 칼럼

[모두가 약자인 지옥]

by 조은아빠9 2026.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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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을 지낸 둘째와 이제 고등학생이 되는 셋째를 보면서 너무 바쁜 모습을 보게 된다. 주어진 공부의 양이 많고 그 사이사이 봐야할 동영상과 게임이 너무 많다. 심심해서 호기심이 발동할 시간이 없다. 아이들이 발도르프 학교에 다닐때는 여유로운 교육과정과 미디어 금지로 늘 시간이 남았다. 자기들끼리 심심한 시간들을 채우기 위해 불도피우고 놀이도 했다. 지금은 저녁에 간시을 먹으로 이야기하는 시간이 가장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이다.
심심해서 자신의 자발성을 끌어내고 그 자발성으로 바탕으로 자신의 활동을 기획하고 만들어가는 소중한 시간들을 우리가 뺏고 있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학습량에서 실패를 맛보고 무기력해지고 있다. 내가 아이들을 위해 만든 세상이 고작 이런거라니 너무 허무하다.
내 아이가 겪는 일이 대한민국 모든 아이들이 겪는 일이다. 아내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이 무기력한 세상에 조금 늦게 발을 디뎠지만 순식간에 무기력의 세상에 아이들이 빠져드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교사는 민원과 법적 책임에 짓눌리고, 학생은 입시경쟁과 스크린에 갇히고, 학부모는 불안 속에서 학교를 감시하고. 서로가 서로를 힘들게 하는 구조가 되어버린 교육. 학교가 '모두가 약자인 지옥'이 되어 버렸다. 나는 그동안 촌지, 승진 비리, 관료주의와 싸워 왔다. 이런 것을 학교에서 걷어내면 행복한 학교를 만들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싸움을 잘못한 게 아니라 싸움만으로는 안 되는 무언가가 있었던 것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싸움으로 걷어낸 자리에 엉뚱한 것으로 가득채워져 있다.
학교안에 채워야 할 것에 대해 고민이 부족했던건 아닐까? 오늘 아침도 답안나오는 문제로 마음이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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