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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자료

대입 수리논술과 사교육의 연관성

by 조은아빠9 2011.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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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본고사로 전락한

대입 수리논술은 폐지되어야 합

니다”

 

▲ 2006~2012, 7년간 대입 수리논술 시험 분석 결과, 대입 수리논술은 애초의 취지에서 완전히 벗어나 정답과 풀이 과정을 요구하는 ‘단일교과(수학) 심화문제 풀이’ 형태의 사실상 본고사로 변질됨을 확인

▲ 출제의 편의와 손쉬운 변별력를 위해 수학교사나 대학교수조차 풀기 어려운 고난이도의 문제가 출제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정답률이 0%인 경우까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

▲ 전체 196개교 중 논술고사 실시 대학은 27개교에 불과하지만 주요 대학 입시에서 논술이 당락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부담과 사교육 의존을 유발

▲ 대학입시 관리가 대교협으로 이양되고 각 대학의 자율권에 맡겨지면서 2006년에 제시되었던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은 무력화되었으며 어떤 관리 감독도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상황

 

(※ ‘수능 수리영역과 사교육의 연관성’을 다룬 어제(28일) 보도자료에 이어 ‘대입 수리논술의 실태와 문제점’에 대해 토론된 결과 보도자료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은 지난 12월 21일(수요일, 저녁 6시30분)에 ‘수능 및 수리논술 등 수학교과의 대학입학시험과 사교육의 연관성을 밝힌다’라는 주제로 네 번째 월례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이날 토론회에는 현재 학교 현장과 EBS에서 수리논술을 가르치고 있는 현직 수학교사, 대교협 논술 연구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대학교수, 사교육 영역의 입시전문가 등이 참석하여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출제된 수리논술 문제를 분석하고 현행 수리논술고사의 문제점과 대책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다음은 이에 대한 주요 토론 내용입니다.

 

최근 대입 수리논술은 애초의 취지에서 완전히 벗어나 정답과 풀이 과정을 요구하는 ‘단일교과(수학) 심화문제 풀이’ 형태의 사실상 본고사로 변질됨

 

2006년 수리논술의 애초 도입 취지는 단순 암기 계산능력을 측정하는 것에서 탈피하여 수학적 개념과 원리에 대한 이해와 분석능력, 통합적 추론능력, 창의력, 의사소통능력 등을 평가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2006년부터 올해까지 실시된 대학별 수리논술고사 문제를 분석한 결과, 최근 들어서는 정확한 답과 문제풀이를 요구하는 단일교과(수학) 심화문제풀이 형태의 시험이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각 대학은 출제와 채점이 어려운 통합형 논술문항보다는 출제와 채점이 용이하고 변별력이 높은 심화문제풀이 형태의 시험을 선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초기 통합형 논술 또한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나거나 통합형 수업 등이 어려운 학교현실 때문에 학습 부담과 사교육 의존을 유발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통합형 논술은 최소한 창의적이고 통합적 사고능력을 측정한다는 방향성은 존재하였는데, 최근의 심화문제 풀이형 수리논술은 이런 방향성마저 상실하고 사실상 본고사 형태의 시험으로 치러지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에 제시된 수리논술 초기의 문항과 최근 문항의 실제 예를 보시면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남을 알 수 있습니다.

 

☞ 논술 초기 사고 추론형 문제 [2006년 이화여대 수시1 기출문제]

[8-10] 남산이 보이는 아파트 8층에 살고 있는 영희는 해발고도가 H인 남산 정상에 위치한 남산타워의 높이 h를 계산하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집에서 남산타워의 정상을 잇는 직선과 수평선이 이루는 각도, 그리고 자신의 집에서 남산의 정상을 잇는 직선과 수평선이 이루는 각도를 측정하였다.

 

8. 영희가 자신의 집의 해발고도를 알고 있을 때, 위에서 측정한 두 각도를 이용하여 남산타워의 높이를 계산하는 방법을 설명하시오. [10점]

 

9. 영희는 자신의 집의 해발고도를 알 수 없어, 같은 열 12층에 사는 친구 집에서 이전과 동일한 방법으로 남산타워의 정상을 바라보는 각도 및 남산의 정상을 바라보는 각도를 다시 측정하였다. 처음에 측정한 두 각도와 함께, 8층과 12층 사이의 높이 차와 새롭게 측정한 각도들을 이용하면 남산타워의 높이를 구할 수 있을지 논하시오. [10점]

 

10. 영희는 자신의 집의 해발고도를 알 수 없어, 같은 높이의 옆 동 8층에 사는 친구 집에서 이전과 동일한 방법으로 남산타워의 정상을 바라보는 각도 및 남산의 정상을 바라보는 각도를 다시 측정하였다. 처음에 측정한 두 각도와 함께, 두 측정지점 사이의 수평거리와 새롭게 측정한 각도들을 이용하면 남산타워의 높이를 구할 수 있을지 논하시오. [10점]

☞ 명확한 정답과 풀이를 요구하는 심화문제풀이형 문제 [2011학년 서강대학교 수시1차 문항]

를 실수라 하고, 이라 하자. 좌표평면에서 복소수 를 [그림 1]과 같이 점 에 대응시키자. 이라 하고, 원점 와 점 를 지나는 동경 가 나타내는 각을 라 하면 이다. 따라서 점 로 나타낼 수 있다([그림 2] 참조). 만일 이면 이다. 가 실수일 때, 복소수 의 곱셈은 이고, 이것을 집합 는 실수 에서의 곱셈 연산

‥‥‥‥①

로 쓸 수 있다. 식 ①을 행렬로 나타내면

‥‥‥‥②

이다. 또한 점 에 대하여 원점 를 시점으로 하는 위치벡터 이다. 따라서 는 복소수 로 볼 수도 있고, 벡터로 볼 수도 있다. 즉, 이다.

[그림 1] [그림 2]

 

 

【1-1】 회전변환을 이용하여 점 을 원점을 중심으로 만큼 회전한 점을 구하라.

【1-2】 실수 에 대하여, 식 ①, ②를 이용하여

임을 보여라.

【1-3】 라 하고, 보다 큰 자연수 에 대하여

이라 정의하자. 자연수 에 대하여

임을 보여라.

【1-4】 점 은 중심이 원점이고 반지름이 인 원 위의 서로 다른 점이며, 점

좌표는 이다. 점 은 정 각형의 꼭지점이다.

라 할 때

이용하여 나타내고, 이 벡터의 합과

,

값을 구하라.

 

 

 

2006년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이화여대 수시1 문제와 같이 주어진 상황에서 수학적 기본개념을 가지고 추론과 논리력, 창의력 등을 평가할 수 있는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2011년 수시1 서강대 문제와 같이 하나의 점과 값을 구하여야 하고 증명 자체도 명확하게 주어진 증명을 요구하는 형태의 문항이 출제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는 기존 논술의 도입취지와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수리논술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 또한 심각한 문제입니다. 각 대학들은 논술 출제의도에서 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되며 학교교육을 충실히 받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문제의 난이도는 교육청에서 별도의 수리논술팀을 구성하여 수학교사들이 모여서 문제를 풀어야 할 정도로 어려운 문제가 출제되고 있으며, 논술시험을 출제하는 수학을 전공한 대학교수들조차 풀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입니다. 심지어는 금년에 실시된 서울 시내 모 대학의 수리논술시험에서는 정답률이 0%인 문항도 있었던 것으로 토론회에서는 확인되었습니다. (※ 첨부된 자료집과 보도자료를 다운받으면 난이도 높은 실제 문항의 예를 보실 수 있습니다.)

 

☞ 고려대학교 2012학년도 자연계 논술고사 출제의 기본방향

자연계 논술은 본고사 논란을 피하고 학교 교육의 내실을 기하고자 대부분 제시문을 고등학교 교과서의 내용을 근간으로 해 제시했다. 제시문과 논제에 사용된 소재와 개념은 이미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익숙하게 다루어지는 것들이며, 논제들은 학교교육을 충실히 받은 학생들이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것들로 선택했다.(이하 생략)

 

위와 같이 출제의 기본방향에서는 “학교교육을 충실히 받은 학생이라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제시하고 있지만 사실은 전혀 다릅니다. 토론회에서 예로 제시된 2011학년도 고려대학교, 2008학년도 연세대학교 논술 문제는 적분과 통계에 나오는 정적분의 개념과 성질을 이용한 문제이며, 2012학년도 연세대학교 문제는 집합, 미분, 적분, 최대최소 등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이런 문제는 모두 고교교육과정을 벗어난 내용이며 대학교육과정에서나 다루는 수준의 것들입니다. 연,고대를 비롯하여 서울의 주요 사립대학들이 모두 고교교육과정을 벗어나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의 문제를 출제하면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엄청난 학습 부담과 사교육비 부담을 안기고 있는 것입니다.

 

▲ 전체 196개교 중 논술고사 실시 대학은 27개교에 불과하지만 주요 대학 입시에서 논술이 당락을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에 수험생들의 부담과 사교육 의존을 유발

 

논술고사가 사교육 유발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에 따라 논술고사 실시 대학의 수는 작년 34개교에서 인문계열은 29개교, 자연계열은 27개교로 줄었고, 논술 100%로 전형과 논술 우수자 우선선발 등도 작년에 비해 줄어든 상황입니다. 하지만 서울의 주요 대학입시에서 논술고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매우 높고, 반영비율 또한 학생부에 비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이들 대학에 들어가려는 수험생들이 느끼는 부담은 변함이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 2012학년도 수시모집 1,2차 논술고사 중심 전형

대학

전형유형

전형방법

최저

학력

모집

인원

경희대

일반학생

우선선발(30%):학생부40+논술60

미적용

1175명(33%)

일반선발(70%):학생부60+논술40

적용

고려대

일반전형

우선선발(60%):학생부20+논술80

일반선발(40%):학생부50+논술50

적용

1,386명(37%)

서강대

일반전형

우선선발(50%):학생부30+논술70

일반선발(50%):학생부50+논술50

적용

560명(35%)

서울

시립대

전국고교

우수인재

논술우선선발(40%):학생부20+논술80

일반선발(60%):학생부50+논술50

적용

252명(16%)

성균관대

일반전형

우선선발(50%):학생부30+논술70

일반선발(50%):학생부50+논술50

적용

1,093명(29%)

연세대

일반우수자

우선선발(70%):학생부30+논술70

적용

833명(25%)

일반선발(30%):학생부50+논술50

이화여대

일반전형

우선선발(50%):학생부30+논술70

일반선발(50%):학생부50+논술50

적용

560명(19%)

중앙대

논술우수자

우선선발(50%):학생부30+논술70

일반선발(50%):학생부50+논술50

적용

715명(22%)

한국외대

일반전형Ⅱ

우선선발(50%):학생부30+논술70

일반선발(50%):학생부50+논술50

적용

437명(37%)

한양대

일반우수자

우선선발(50%):학생부30+논술70

일반선발(50%):학생부50+논술50

적용

850명(29%)

 

▲ 대학입시 관리가 대교협으로 이양되고 각 대학의 자율권에 맡겨지면서 2006년에 제시되었던 논술고사 가이드라인은 무력화되었으며 어떤 관리 감독도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상황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교과부나 대교협은 아무런 관리 감독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06년에는 정부가 논술고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수학, 과학과 관련된 풀이과정이나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는 출제하지 못하도록 하였고, 심의위원회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은 대학에 대해서는 실제로 제재를 가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현재는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완전히 무력해졌고 대학에 대한 어떠한 관리나 감독도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현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각 대학들은 고교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하고 사교육 유발 요소를 억제한다는 대학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우수학생 선발이라는 대학의 이기심을 채우는 데 수리논술 시험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 우리의 요구

 

수리 논술고사의 원래 도입 취지는 주어진 상황을 수학적으로 판단하는 능력과 창의적으로 문제를 설정하고 해결하는 능력 그리고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하지만 현재 대학에서 출제되는 논술고사의 문항을 분석해 본 결과, 각 대학들은 이러한 능력을 평가하기보다는 단지 변별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교육과정을 벗어난 심화문제풀이 형태의 문제를 출제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고교교육의 정상화에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사교육을 유발하는 핵심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대책을 요구합니다.

- 사실상 본고사 형태로 치러지고 있는 현행 논술고사는 폐지되어야 합니다.

 

수리논술은 애초 취지에 맞는 않는 형태로 변질되어 학교 공부를 열심히 해도 잘 볼 수 없는 문항으로 출제되고 있습니다. 이는 내신 절대평가와 쉬운 수능 정책과도 반대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논술고사는 폐지되어야 마땅합니다.

 

- 대학별 입시의 공교육 공헌도와 사교육 유발 정도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현 정부 들어서 학생선발에 대한 대학들의 자율권이 상당히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자율권은 수리논술을 비롯한 대학별 고사를 통해 잘못 활용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를 견제하고 잘못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각 대학의 입학전형을 분석하여 공교육 공헌도와 사교육 유발도를 심의, 평가하는 “(가칭)대입전형 사교육 유발 영향 평가위원회” 가 설치되어야 합니다.

 

- 수리논술 폐지 이전에는 수리논술 문항에 대한 사전검토 단계를 반드시 거치도록 해야 합니다.

 

현재 수리논술 문제는 대부분 전공과목의 대학교수가 출제 합니다. 이들은 교육적 접근보다는 학문적 접근을 통하여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에 교육과정 내의 출제 여부와 난이도에 대한 눈높이를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수능의 한 문제 보다 훨씬 영향력이 큰 문제를 출제하면서도 대부분의 학교가 문제출제에 대한 검토단계를 거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고교교육과정에서 벗어난 문제가 아닌지 실제로 학교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들이 풀 수 있는 수준의 난이도인지 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교사 등이 참여하여 검토하는 단계가 반드시 마련되어야 합니다.

 

 

2011. 12. 29. 사교육걱정없는세상

 

※ 김성수(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부대표, 010-6261-7117), 사무실(02-797-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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