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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기교육정책 칼럼

[홍인기 교육정책칼럼] 박근혜 교육정책 이주호의 덫에 걸려 있다.

by 조은아빠9 2013.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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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보수가 보여주는 이주호의 반발”이다. 5년간 이명박 정부의 교육을 이끌었던 이주호 전 장관은 전무후무(前無後無)한 장관으로 기록될 것이다. 대통력직 인수위 교육분야 간사에서 청와대 사회수석을 엮임하고 촛불정국 때문에 청와대에서 나왔지만 실세 차관을 거쳐 장관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 했다. 앞으로 교육분야에서 이주호 장관만큼 대통령의 신임을 얻으며 정치적인 힘을 가진 인물이 다시 나오기는 어렵다. 그는 교육분야에서 무소불위의 힘을 사용했지만 자신이 원했던 만큼 교육을 바꾸지는 못했다. 그가 주는 교훈은 5년 임기 정부로는 보수든 진보든 원하는 만큼 교육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박근혜정부는 이명박정부와 다른 색깔을 보여주려고 하고 있다. 교육정책의 경우 이주호라는 강력한 힘의 원천이 사라지면서 보수진영 안에서도 이주호의 교육정책을 비판했던 사람들이 힘을 얻게 되었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은 이주호 정책에 대한 반발이나 문제를 해결(설겆이)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반발의 방향은 대부분 과거로의 회귀로 이루어진다. 지난 정부의 교육정책 부작용을 막는 정책이 주류를 이루다 보면 교사나 국민과 같은 이해 당사자들의 환영을 얻을 수 있지만 그동안의 혼란을 올바로 평가하지 못하면 단순한 과거로의 ‘회귀’로 끝나고 만다. 수요일 대입전형과 관련한 정부의 발표가 있을 예정인데 전형 단순화에 많은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입학사정관제는 약화되고 수능이 강조되는 분위기이다.

대입전형의 단순화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편을 줄여줄 수 있겠지만 대입이라는 근본적인 고통을 해소하지 못한채 그동안 있었던 수많은 긍정적인 실험을 잃어버릴 수 있다. 대안학교나 혁신학교들은 입학사정관제로 대표대는 새로운 전형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상당부분 약화될 것 같다. 미술실기 시험을 보지 않음으로 전형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홍대의 실험을 계속될 수 없을 것처럼 보인다.

박근혜 교육정책의 가장 선명한 가치는 ‘꿈과 끼를 키우는 학교교육’이다. 하지만 이 가치는 대통령이 선호하는 가치일 뿐 구체적인 철학이 없다. 따라서, ‘꿈과 끼를 키우는 학교교육’은 구호에 그치고 이전 정부 교육정책의 반발을 포장하는 포장지에 불과하다. 이명박 정부는 필자가 동의할 수는 없었지만 “학교만족 2배, 사교육 절반”라는 구호와 그 구호를 달성하기 위해 “평준화를 넘어 다양화”라는 철학과 비젼이 있었다.

반발은 기존의 프레임을 걷어내지 못한다. 기존의 프레임 안에서 좌충우돌 할뿐이다. 기존이 프레임을 벗어나려면 기존의 철학을 뛰어넘는 철학과 비젼이 필요하다. 비젼과 철학이 없기에 박근혜 교육정책은 여전히 이주호의 덫에서 빠져 나올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