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 위기의 100년 역사 초등학교
— 2025년 개정판 —
#학생수감소 #지역소멸 #학령인구절벽
2025년 한국교육개발원(KEDI) 교육통계서비스가 공개한 초등학교 데이터셋을 분석한 결과, 전교생 30명 이하인 초등학교 중 개교 100년이 넘은 학교는 197개교에 이른다. 2022년 10월 1일 교육부 조사 당시 74개교였던 것이 불과 3년 만에 약 2.7배로 늘었다. 전교생이 30명 이하인 학교는 5년 이내에 사라질 가능성이 높은 소멸위기 학교이며, 교육부의 폐교 대상 기준은 여전히 전교생 60명 이하이다.
2025년 현재 전국 운영중 초등학교 6,270개교 중 전교생 60명 이하 학교가 1,715개교(27.4%), 30명 이하가 842개교(13.4%), 10명 이하가 177개교, 그리고 전교생이 5명 이하인 학교가 무려 69개교나 된다.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는 학교까지 등장했다. 더 이상 ‘5년 이내에 사라질 가능성’이 아니라 이미 사라지고 있다.
3년 만에 199개교가 늘어난 소멸 위기 학교
| 구분 | 2022년 10월 1일 | 2025년 |
| 전교생 30명 이하 초등학교 | 643개교 | 842개교 (+199) |
| 전교생 10명 이하 초등학교 | 137개교 | 177개교 (+40) |
| 전교생 5명 이하 초등학교 | (미공개) | 69개교 |
| 30명 이하 + 100년 이상 | 74개교 | 197개교 (2.7배) |
| 30명 이하 + 110년 이상 | (미공개) | 35개교 |
불과 3년 사이에 30명 이하 학교가 199개교나 늘었다. 더 충격적인 수치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30명 이하 학교가 74개에서 197개로 123개교 증가했다는 점이다. 한 세기 동안 지역의 교육적 자산이었던 학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오래된 학교, 청산초등학교 — 학생 20명
전교생 30명 이하 학교 중 가장 오래된 학교는 여전히 충북 옥천군의 청산초등학교이다. 학교 홈페이지에 의하면 1905년 4월 1일 청산사립신명학교 개교 후 1912년 4월 1일 청산공립보통학교로 인가 개교했다. 2025년 5월 기준 전교생은 20명이며, 개교 120주년을 맞이한 해이다. 근처에는 1581년(선조14)에 세워진 청산향교가 자리 잡고 있어, 지역의 교육적 전통은 444년에 이른다. 444년의 향학(向學) 전통이 학생 20명으로 명맥을 잇고 있는 셈이다.
두 번째로 오래된 학교, 회인초등학교
2025년 데이터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30명 이하 학교는 충북 보은군의 회인초등학교(1906.4.1 개교, 학생 26명)이다. 같은 해에 충북 단양 영춘초등학교(27명), 전북 정읍 고부초등학교(27명)도 개교했다. 글의 원본에서 두 번째로 언급되었던 경북 영주의 순흥초등학교(1911.9.8, 학생 18명)는 현재 정부 통계상 15번째로 오래된 학교 자리에 있다.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1541년, 중종36)의 ‘소’와 순흥의 ‘흥’을 따 ‘소흥학교’라 불렸던 이 학교는 학교 홈페이지 상 1906년 사립 흥주소학교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수서원의 전통까지 합치면 480년이 넘는 향학의 역사가 학생 18명에 의해 위태롭게 이어지고 있다.
100년 이상 + 학생 30명 이하 초등학교 Top 15 (2025년)
| 순위 | 시도/시군 | 학교명 | 학생수 | 개교일 | 학교 나이 |
| 1 | 충북 옥천군 | 청산초등학교 | 20 | 1905.04.01 | 120년 |
| 2 | 충북 보은군 | 회인초등학교 | 26 | 1906.04.01 | 119년 |
| 3 | 충북 단양군 | 영춘초등학교 | 27 | 1906.06.01 | 119년 |
| 4 | 전북 정읍시 | 고부초등학교 | 27 | 1906.08.15 | 119년 |
| 5 | 경남 함양군 | 지곡초등학교 | 23 | 1907.04.01 | 118년 |
| 6 | 전남 영암군 | 구림초등학교 | 27 | 1907.04.01 | 118년 |
| 7 | 강원 화천군 | 유촌초등학교 | 25 | 1908.04.01 | 117년 |
| 8 | 충북 제천시 | 백운초등학교 | 24 | 1908.04.01 | 117년 |
| 9 | 전북 김제시 | 치문초등학교 | 20 | 1908.04.15 | 117년 |
| 10 | 충남 부여군 | 석양초 석성분교장 | 10 | 1908.05.01 | 117년 |
| 11 | 전북 익산시 | 함라초등학교 | 18 | 1908.09.18 | 117년 |
| 12 | 전북 익산시 | 웅포초등학교 | 11 | 1908.10.01 | 117년 |
| 13 | 경북 영천시 | 신녕초등학교 | 30 | 1909.04.01 | 116년 |
| 14 | 대구 군위군 | 대구의흥초등학교 | 8 | 1909.04.25 | 116년 |
| 15 | 경북 영주시 | 순흥초등학교 | 18 | 1911.09.08 | 114년 |
상위 15개 학교의 평균 학생수는 20.7명에 불과하다. 그중 전북 익산 웅포초(11명), 충남 부여 석양초 석성분교장(10명), 대구 군위 대구의흥초(8명)는 학생 10명 안팎으로, 한두 해 안에 휴교를 검토해야 할 상황이다.
시도별 소멸 위기 학교 분포
| 시도 | 30명 이하 학교수 | 비고 |
| 경북 | 141 | 100개교 이상 - 지역 소멸 위기 심각 |
| 전남 | 140 | 100개교 이상 - 지역 소멸 위기 심각 |
| 전북 | 129 | 100개교 이상 - 지역 소멸 위기 심각 |
| 경남 | 128 | 100개교 이상 - 지역 소멸 위기 심각 |
| 강원 | 89 | 다수 |
| 충남 | 86 | 다수 |
| 충북 | 65 | 다수 |
| 경기 | 31 | 소수 |
| 인천 | 13 | 소수 |
| 대구 | 5 | 소수 |
| 울산 | 4 | 소수 |
| 제주 | 4 | 소수 |
| 부산 | 3 | 소수 |
| 광주 | 3 | 소수 |
| 대전 | 1 | 소수 |
| 합계 | 842 | 운영중 학교 기준 (분교장 포함) |
경북(141), 전남(140), 전북(129), 경남(128) 4개 시도에서만 538개교가 발생해 전체의 64%를 차지한다. 영호남 농산어촌의 학교 소멸은 곧 지역 소멸이다. 강원(89), 충남(86), 충북(65)까지 포함하면 비수도권 7개 도(道)가 778개교, 92%이다. 광역시와 수도권은 사실상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지역 격차가 교육 인프라 격차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학생이 사라진 곳에 학교가 남을 수 없다
30명 이하 학교 842개교 중 1학년이 한 명도 없는 학교가 178개교에 달한다. 1학년이 없다는 것은 6년 뒤 그 학교가 사라진다는 의미이다. 학생 5명 이하 학교 69개교는 사실상 ‘학교의 형태’만 유지하고 있으며, 학교의 본질인 또래 집단·학급 운영·교과 협업이 불가능하다. 복식학급으로 운영되고, 학교 행사는 학년 구분 없이 한 교실에서 이루어진다.
청산초·순흥초·양보초처럼 향교나 서원이 있는 곳에 세워진 학교들은 동문들의 노력과 지역 주민들의 성원으로 한동안 명맥을 이어가겠지만, 전국 842개 초등학교(분교장 포함)의 운명은 이미 결정되었다. 학생 10명 이하 177개교는 다음 학년도에 어떤 모습일지 가늠하기 어렵다.
학령인구 절벽 — 더 이상 ‘다가오는 위기’가 아니다
2022년 글에서 ‘2032년에 수능 응시 인원이 30만 명대로 줄고, 2037년에는 20만 명대로 줄어든다’고 경고했지만, 출생아 수 통계는 그보다 더 가파른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22년 24만 9천 명, 2023년 23만 명, 2024년 23만 8천 명 출생을 기록했다. 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30~2031년부터는 초등학교 입학생 자체가 20만 명 초반대로 떨어진다. 30명 이하 학교 폭증세는 멈추지 않는다.
교육부의 폐교 기준(60명 이하)을 적용하면 2025년 현재 폐교 검토 대상 학교가 1,715개교로 전체 초등학교의 27.4%이다. 5년 뒤에는 이 비율이 35%, 10년 뒤에는 40%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 학교는 단순한 교육시설이 아니라 마을 공동체의 구심점이다. 학교가 사라지면 마을 회관, 도서관, 보육 기능까지 함께 사라진다.
국가교육위원회는 ‘학령인구 감소 특위’를 신설하라
국가교육위원회는 중장기 국가교육발전 전문위, 국가교육과정 전문위 2개의 전문위원회를 두고 있고, 특별위원회는 대학입시제도 개편 특위, 지방대학 활성화 특위, 전인교육 특위, 직업·평생교육 특위, 미래과학인재양성 특위 등 5개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가장 시급한 의제인 ‘학령인구 감소’와 ‘초·중등 학교 소멸’을 전담하는 위원회가 없다.
지방대학 활성화 특위는 ‘지방대학 소멸’이라는 결과에 대한 대응책일 뿐, 그 원인인 학령인구 절벽을 다루지 못한다. 진짜 위기는 어린이집·유치원·초등학교에서 이미 시작되었다. 2025년 30명 이하 초등학교가 842개교라는 사실은 2032년에는 30만 명대로 줄어들 수능 응시인원, 2037년의 20만 명대 학령인구를 미리 보여주는 신호이다.
초·중등 단위에서 ‘작은 학교 보존 정책’, ‘적정규모 학교 정책’, ‘분교장 마을학교 모델’, ‘지역 교육공동체 거점화’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 기구가 필요하다. 5년 임기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흔들리는 구조에서는 100년 학교가 사라지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다. 학령인구 감소 특위 신설을 다시 한 번 국가교육위원회에 강력히 촉구한다.
맺으며
청산초등학교 학생 20명 한 명 한 명에게는 444년의 향학 전통이 어깨에 얹혀 있다. 회인초·영춘초·고부초·지곡초·구림초 학생들에게는 119년의 교가가 있다. 학생 8명의 대구의흥초, 학생 10명의 석양초 석성분교장 아이들에게는 100년이 넘는 졸업생 명부가 있다. 한 명의 학생 뒤에는 한 세기의 동문과 한 마을의 역사가 서 있다.
학교 한 곳이 사라지는 것은 단순히 건물 하나가 없어지는 일이 아니라, 100년의 마을 공동체와 교육 전통이 단절되는 일이다. 2025년 우리는 그 단절의 한복판에 서 있다.
[자료 출처]
· 2025 초등학교정보데이터셋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서비스, kess.kedi.re.kr)
· 원문 칼럼 ‘사라질 100년 역사 초등학교들’ (2022.3.16, 조은아빠9 — hateduk.tistory.com/1444)
· 원문 칼럼 ‘소멸 위기의 100년 역사 초등학교’ (2022.10.1 교육부 조사 기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