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기 초에는 정말 정신이 없고 긴장한다. 우리 학교의 경우도 교사들의 30%가 교체되었고 교장선생님이 바뀌었다. 담당 업무와 학년이 바뀌었고 아이들도 바뀌었다. 학기 초에는 모두 긴장하고 서로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3월에 서클을 하고 학급 세우기를 하면 늘 아이들에게 감동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아이들은 자신들의 본모습을 드러내고 갈등을 일으킨다. 그리고 여름 방학이 시작된다. 2학기 개학 이후에는 아이들은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수많은 갈등이 생긴다. 물론 학기 초의 긴장감을 그대로 유지하는 능력 있는 교사들도 있다. 나는 늘 그러지 못했다.
8년 만에 담임을 하지 않고 기초학력전담교사를 맡고 있다. 일단 계획을 세우고 새로 바뀐 시스템을 이해하고 있지만, 교실에 아이들이 없으니 아이들의 모습과 학교를 조금 더 객관화해서 보고 있다.
순환 담임제를 기둥으로 1년 단위로 담임이 바뀌는 시스템을 70년 간 유지했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특이한 시스템을 가진 나라가 바로 우리나라다. 심지어 얼마 전까지는 아이들을 맡기 일주일 전에야 자신이 담임 할 학년과 업무를 알게 되었다. 최근에는 겨울 방학 전에 인사이동이 없는 교사들은 다음 학년을 미리 알게 된다.
반면 핀란드와 에스토니아에서는 초등 담임교사가 같은 학급과 최대 6년까지 함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독일, 스웨덴, 이스라엘, 일본 등에서도 담임교사가 2년 이상 같은 학급을 맡는 '루핑(looping)' 방식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 방식은 원래 루돌프 슈타이너가 창시한 발도르프 교육에서 비롯된 것으로, 담임교사가 1학년부터 8학년까지 같은 학급을 이끄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국의 경우는 워낙 다양하지만, 고학년과 저학년 교사로 자신의 전문성을 나누는 주(州)가 많다. 우리처럼 내년에 몇 학년을 맡을지 모르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이 시스템으로 우리는 살아왔고, 이 시스템이 정착된 이유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다시 묻고 싶다. 이게 맞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