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국제고 자율고는 이제 그만
광역통합특별법, 국제고·특목고 신설 자율권은 삭제되어야 한다
최근 대전충남특별시, 광주전남특별시, 대구경북특별시 등 광역통합자치단체 설치 논의가 한창이다. 통합의 취지 자체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관련 특별법안들을 들여다보면 교육 영역에서 심각한 문제 조항들이 발견된다. 그중에서도 통합특별시장 또는 교육감에게 국제고·영재학교·특수목적고의 신설 자율권을 부여하는 조항은 반드시 삭제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이미 충분하다. 더 이상의 특목고·국제고·자율고 신설은 일반고의 무덤을 파는 일이다.
특별법안은 무엇을 허용하는가
세 법안 모두 영재학교와 특수목적고 설립에 관한 특례 조항을 두고 있다.
충남대전안이 가장 문제적이다. 통합특별시장이 교육감과 "협의"만 거치면 영재학교와 특수목적고를 설립할 수 있도록 했다(제121조~제123조). "협의"는 "동의"가 아니다. 교육감이 반대해도 시장이 밀어붙일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광주전남안(제73조 제6항, 제74조 제6항)에는 있는 관리·감독 조항조차 충남대전안에는 없다.
광주전남안(제73조~제74조)과 대구경북안(제155조~제157조)도 유사한 특례를 두고 있다. 세 법안 모두 자율학교 지정 특례(광주전남 제72조, 충남대전 제120조, 대구경북 제158조)를 통해 초·중등교육법 14개 이상 조항을 면제할 수 있게 했다.
더 나아가 대구경북안(제78조, 구자근 의원안)은 방과후학교에서의 선행교육까지 허용하는 특례를 두었다.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의 근본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조항이다.
제주특별자치도를 보자. 특별법에 의한 교육 자율권이 무엇을 만들어냈는가? 제주영어교육도시에 국제학교들이 들어섰고, 연간 학비 5천만~6천만 원짜리 학교들이 교육의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광역통합특별법이 통과되면 제주의 전례가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숫자가 말하는 현실: 특목고·자율고는 이미 과잉이다
2025년 교육기본통계(교육부, 2025.8.20. 발표)에 따르면, 전국 고등학교 학생 수는 약 130만 명이다. 학교 유형별 비율은 일반고 67.4%, 특성화고 20.3%, 특목고 6.8%, 자율고 5.5%이다. 특목고와 자율고를 합치면 전국 고등학생의 11.52%에 이른다.
학교 수로 보면 특목고 162교, 자율고 132교다. 자율고는 2015년 161개에서 2023년 64개까지 줄었다가 다시 132개로 반등했다. 특목고는 2015년 148개에서 2025년 162개로 오히려 늘었다. 줄어든 것은 일반고와 특성화고뿐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2040년이면 고등학생 수는 지금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서울대 이철희 교수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약 129만 명인 고등학생이 2035년 약 94만 명, 2040년에는 65~67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좋은교사운동이 2022년 성명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2040년에는 고등학생 수가 2028년 대비 50.3%로 최저점"이 된다.
고등학생 수는 반으로 줄지만, 특목고와 자율고의 정원은 그대로 유지된다. 우선 선발하는 학교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특목고·자율고의 전국 비율은 현재 11.52%에서 2040년 23% 이상으로 치솟게 된다.
대전·충남은 이미 위험 수준이다
통합 논의가 가장 활발한 대전과 충남의 상황을 보자.
대전의 특목고·자율고 학생 비율은 21.99%로 전국 2위다. 전국 평균 11.52%의 거의 두 배에 달한다. 충남도 14.05%로 전국 평균보다 높다.
2040년 학생 수 감소를 적용하면 어떻게 되는가? 특목고·자율고의 학생 수가 지금 수준으로만 유지되어도 대전은 44.96%, 충남은 **21.87%**가 된다.
대전의 고등학생 거의 절반이 특목고·자율고 학생이 된다는 뜻이다. 나머지 절반의 학생이 다니는 일반고는 어떻게 되겠는가? 학생 수 부족으로 학급이 줄고, 교사가 줄고, 교육과정 운영이 어려워지고, 결국 폐교 수순을 밟게 된다.
특목고·자율고의 학생 수 유지만으로도 일반고 폐교를 앞당기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미 부산에서 그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 부산은 전국 광역시 중 특목고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학령인구 감소와 맞물려 일반고의 슬럼화가 가속화되었고, 부산국제외국어고는 광역시 소재 특목고 최초로 외국어고 인가를 반납하고 일반고로 전환했다.
이런 상황에서 특별법으로 국제고·특목고를 더 만들겠다는 것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특목고 신설 자율권이 삭제되어야 하는 이유
첫째, 학생 수 감소 시대에 학교 유형 다변화는 학교 서열화를 심화시킨다.
특목고·자율고는 우선 선발권을 가진다. 학생 수가 풍부할 때는 이 선발이 전체 고교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학생 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특목고·자율고가 학생을 한 명 뽑을 때마다 일반고에서 한 명이 빠진다. 제로섬 게임이 된다. 일반고는 "특목고·자율고에 가지 못한 나머지 학생들이 가는 곳"으로 전락한다.
둘째, 통합특별시장의 학교 설립 권한은 교육을 도시 개발의 도구로 전락시킨다.
충남대전안에서 시장이 "협의"만으로 영재학교·특목고를 설립할 수 있게 한 것은, 학교 설립이 교육적 필요가 아니라 도시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될 위험을 내포한다. "우리 통합특별시에 국제고 유치"가 개발 공약이 되는 순간, 교육은 부동산 가치를 높이기 위한 소품으로 전락한다.
셋째, 현행법 체계와의 충돌이 심각하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0조는 특수목적고의 지정·설립에 관한 기준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특별법으로 이를 우회하여 교육감이나 시장에게 포괄적 설립 자율권을 부여하면, 전국적으로 통일된 고교 체계가 지역별로 파편화된다. 한 지역에서의 특례는 다른 지역의 특례 요구로 이어지고, 결국 전국이 특목고·국제고 설립 경쟁에 빠져들게 된다.
우리의 요구
1. 세 법안 모두에서 국제고·영재학교·특수목적고 신설 자율권 조항을 삭제하라.
- 광주전남안 제73조~제74조의 영재학교·특목고 설립 특례
- 충남대전안 제121조~제123조의 영재학교·특목고 설립 특례
- 대구경북안 제155조~제157조의 영재학교·특목고 설립 특례
2. 자율학교 지정 특례에서 초·중등교육법 적용 면제 범위를 대폭 축소하라.
- 광주전남안 제72조, 충남대전안 제120조, 대구경북안 제158조의 자율학교 특례
3. 방과후학교 선행교육 허용 조항(대구경북안 제78조)을 삭제하라.
4. 고교 유형별 학생 비율에 대한 상한선을 법률로 규정하라.
- 학령인구 감소 추이를 반영하여, 특목고·자율고 학생 비율이 일정 수준을 초과하면 신규 지정을 제한하는 조항 신설
교육은 경쟁의 도구가 아니다
국제고, 특목고, 자율고. 이 학교들이 처음 만들어질 때의 취지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교육의 다양성과 수월성은 중요한 가치다. 그러나 학령인구가 급감하는 시대에 특목고·자율고의 신설은 다양성이 아니라 서열화를 만들고, 수월성이 아니라 불평등을 심화시킨다.
2040년, 대전의 고등학생 45%가 특목고·자율고에 다니는 세상. 그때 나머지 55%의 학생이 다니는 일반고는 어떤 모습일까? 교사가 부족하고, 교과 선택이 제한되고, 학교 시설이 노후화된 학교. 그것이 우리가 아이들에게 물려줄 공교육의 미래인가?
특목고·국제고·자율고, 이제 충분하다. 그만하자. 통합특별시가 필요하다면, 학교 서열화를 심화시키는 특례가 아니라 모든 학교가 좋은 학교가 되는 길을 법에 담아야 한다.
※ 이 글에서 사용한 통계는 2025년 교육기본통계(교육부, 2025.8.20.), 장래인구추계(통계청, 2022~2072년), '인구변화의 주요 부문별 전망과 대응 방향 연구'(이철희, 서울대)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2040년 특목고·자율고 비율 추정치는 현재 학생 수를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산출한 것입니다.
| 시도별 (특목+자율)학생수 비율 | ||||
| 순위 | 시도 | 2025년 비율 | 2031년 예상 비율 | 2040년 예상 비율 |
| 1 | 전남 | 22.16% | 29.02% | 48.80% |
| 2 | 대전 | 21.99% | 28.79% | 44.96% |
| 3 | 경북 | 18.03% | 23.61% | 40.80% |
| 4 | 대구 | 17.44% | 22.83% | 39.08% |
| 5 | 전북 | 16.08% | 21.05% | 36.66% |
| 6 | 서울 | 13.92% | 18.22% | 30.87% |
| 7 | 충북 | 13.57% | 17.77% | 25.32% |
| 8 | 광주 | 11.34% | 14.84% | 23.73% |
| 9 | 부산 | 11.03% | 14.44% | 22.36% |
| 10 | 충남 | 10.73% | 14.05% | 21.87% |
| 11 | 강원 | 9.45% | 12.37% | 18.29% |
| 12 | 인천 | 9.04% | 11.84% | 17.39 |
| 13 | 경기 | 8.35% | 10.94% | 16.16 |
| 14 | 세종 | 8.28% | 10.84% | 14.86 |
| 15 | 울산 | 7.32% | 9.58% | 11.43 |
| 16 | 경남 | 4.45% | 5.82% | 10.6 |
| 17 | 제주 | 3.77% | 4.93% | 6.79 |
| 전국 | 11.60% | 12.25% | 23.11% | |
| *자료출처: 2025년 자료- 교육통계서비스 연도별 학생수. 2031 학생수 자료 - 교육부 학생수 추계 .2040년 자료 (통계청 고등학생 학령인구추계*2025취학률 99.8) | ||||
시도별 (특목+자율)학생수 비율
| 시도 | 2025년 | 2030년 | 2035년 | 2040년(예상) |
| 전국 평균 | 11.6 | 11.96 | 16.62 | 23.11 |
| 전남 | 23.34 | 24.4 | 34.63 | 48.8 |
| 대전 | 22.48 | 24.3 | 34.58 | 44.96 |
| 경북 | 18.83 | 19.43 | 28.47 | 40.8 |
| 전북 | 17.1 | 18.24 | 27.36 | 39.08 |
| 대구 | 17.74 | 18.33 | 25.57 | 36.66 |
| 서울 | 14.4 | 15.44 | 21.7 | 30.87 |
| 충북 | 13.54 | 14.2 | 19.41 | 25.32 |
| 광주 | 11.33 | 12.16 | 17.19 | 23.73 |
| 부산 | 11.03 | 10.89 | 15.32 | 22.36 |
| 충남 | 11.12 | 11.49 | 15.77 | 21.87 |
| 강원 | 9.63 | 10.45 | 13.55 | 18.29 |
| 울산 | 7.38 | 7.61 | 11.59 | 17.39 |
| 인천 | 8.98 | 8.98 | 11.92 | 16.16 |
| 경기 | 8.17 | 8.23 | 11.05 | 14.86 |
| 세종 | 8.38 | 6.99 | 8.38 | 11.43 |
| 경남 | 4.46 | 4.66 | 7.06 | 10.6 |
| 제주 | 3.56 | 3.56 | 4.98 | 6.79 |
출처: https://hateduk.tistory.com/520166 [교육정책 친해지기: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