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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단체 자료

전국 교육감 선거 결과에 대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논평(2014. 6.5.)

by 조은아빠9 2014.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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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육감 당선인들은 왜 시민들이 자신들에게 교육감 직의 기회를 주었는지, 깊이 명심하십시오.


 


 

이번 지방 선거 때 전국 17개 지역의 교육감 선거도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교육감 선거 결과는 매우 이례적이었습니다. 서울 교육감을 포함해 전국 17개 지역 중 무려 13곳에서 진보 교육감 후보들이 교육감으로 대거 당선되었습니다. 이는 지난 교육감 선거와 비교할 때 매우 놀라운 일입니다.


물론 이렇게 진보 후보들이 대거 교육감으로 당선된 배경은, 보수 후보들이 단일화하지 않은 채 난립하여 표의 분산 효과가 생긴 것도 요인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러나 상황을 그렇게만 좁게 이해해서는 옳지 않습니다. 지난 번 선거에서 보수 후보들이 모두 단일화에 성공한 것은 아니었지만, 많은 보수 후보들이 당선되었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이 이번에 진보 교육감 후보들을 교육감으로 선택한 것은, 진보 단일화 효과만이 아니라, 사실 더 근본적으로는 그간 ‘보수’ 교육감들이 보여준 행동에 대한 실망감 때문일 것입니다. 좋은 교육을 하라고 기회를 주었더니, 오히려 입시 경쟁 교육을 강화하며, 교육 격차를 가속화시키는 고교 정책을 옹호하며, 학생들의 과중한 학습 노동과 사교육 고통을 방치하고, 교육 부패에 눈감은 것에 대해 너무도 화가 난 것입니다. 그래서 이제 바꾸어야하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물론 진보 교육감들이 지난 4년에 걸쳐 이루어낸 성과(혁신학교, 무상급식, 학생 인권 조례 등)를 우호적으로 평가한 것도 한몫 차지할 것입니다.


대체 ‘보수’(conservative)의 이념과 정신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기득권의 보호가 아니며, 우리 사회에서 지켜야할 ‘정직과 생명’ 같은 건강한 가치들을 보존하겠다(conserve)는 의지입니다. 그러나 그동안 ‘보수’ 교육감들은 어떻게 했습니까? 아이들의 학습 고통과 입시 경쟁이 견딜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를 외면한 채 경쟁 교육을 더욱 부채질했습니다. ‘생명과 교육의 본질’을 지켜 내는 대신, 오히려 옳은 정책도 이념적 편향성을 잣대로 거부하며, 옳고 그름에 대한 분별력을 버렸습니다. 그것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이번에 진보 성향 후보들의 대거 당선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무엇보다 세월호 참사의 결과가 이번 선거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비극의 실체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수백명의 사람들이 권력과 자본의 무관심으로 죽었다는 사실 뿐 아니라, 그 피해자들의 대부분이 저 꽃다운 어린 학생들이었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입시 경쟁교육으로 인해 한 번도 꽃피워 보지도 못한 채 죽어간 아이들을 보며, 부모들은 결심했습니다. “내 곁에 있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 경쟁으로 몰아세우지 않고 이렇게 곁에 있어준 것만으로도 감사하자”, “입시 경쟁을 부추기는 정책과 제도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자”, “더 이상 미래를 위해 아이들의 현재 행복을 유보시키지 말고, ‘지금 여기’에서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주자”, 이런 열망이 이번 선거에 영향을 끼친 것입니다.


서울 교육감을 포함한 진보 교육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전국의 교육감 당선자들 모두는 이런 국민 민심의 뜻을 가슴 속에 엄중히 새겨야할 것입니다. 보수든 진보든 관계없이, 오직 아이들과 부모들 입장에 서서 입시 경쟁 교육을 바로잡고, 사교육 고통을 경감하며, 아이들이 지금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일에 심혈을 기울이십시오. 잡은 권력에 안주하지 않고, 그 권력을 아이들과 교육 본질의 회복을 위해 사용하십시오. 교육감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좋은’ 교육감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자기를 희생하십시오. 그것이 학생과 국민만 바라보며 걷는 바른 길입니다.

  
그 염원을 이뤄가는 데 4년 동안 혼신을 다하십시오. 만일 그 직무를 소홀히 한다면, 4년 후 국민들은 보수든 진보든 당선된 교육감들에게 그 책임을 준엄히 물을 것입니다. 



2014. 6. 5.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교육감 선거 결과 논평(HW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