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와 일반고의 신입생 간 중학교 성적 하위권이 10배나 차이 나는데, 교육부는 오히려 자사고에 없던 선발권을 주고, 일반고와는 달리 입시 과목(국영수) 50% 이상 편성 규제도 허용했습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교육부입니까?
▲고교별 입학생들의 중학교 내신 성적 편차 심각: 중학교 내신 성적 상위 20% 신입생은 자사고 신입생 전체 중 49.7%, 일반고는 18.1% 차지. 50% 이하 하위권의 경우, 자사고 5.1%와 비교할 때 일반고는 10배(50.7%)나 차이를 보여.
▲자사고 진학의 실제 동기는 입시 준비 : ‘좋은 면학분위기(59.2%)-주변사람 권유(25.0%)-명문대학 진학 유리(9.6%)-기타(4.1%)-계열흥미(2.1%)’ 응답.
▲자사고와 일반고 부모 학력과 가구 소득 등에서 계층 간 차이 : 일반고 자녀를 둔 아버지 51.9%가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 자사고는 아버지 72.9%에 달해. 가구 소득의 경우, 일반고는 600만원 이상이 23.2%임에 비해 자사고는 두배(44.8%)의 차이를 보여.
▲일반고와 자사고의 이런 격차를 해소하라고 국민이 요구했더니, 대답은커녕 오히려 자사고에 ‘선발권’을 부여하고, 일반고와는 달리 국영수 과목의 50% 이상 편중 운영을 방치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어.
자율형 사립고를 도입한 배경에는 사립학교에 폭넓은 자율권을 부여하게 되면 학교는 다양한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를 수렴하면서 설립 목적과 교육과정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자율형 사립고가 중학교 내신 성적 우수학생을 선점함으로써, 자사고의 교육효과 보다는 신입생 선발효과에 매달리는 측면이 있고 이로 인해 일반고의 교육 여건은 심하게 훼손되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또한, 자사고에 재정 지원을 줄이고 학생들의 등록금을 높인 결과, 자사고 학부모의 부담은 늘어나고 자사고와 일반고 간에 가구소득으로 인한 계층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정부로서는 경제적 부담을 진 자사고에 입시 중심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육과정 운영의 특혜를 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9월부터 시작된 ‘낡은 고교체제 쇄신을 위한 연속 토론회’를 통해 자율형 사립고와 일반고 간의 교육격차를 비교 분석하여 확인하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10월 교육부가 발표한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확정안)’에는 이러한 자사고의 문제를 시정할 방법이 제시되지 못했습니다. 지금이라도 교육부는 자사고 선발방식과 교육과정 운영 자율권을 근본적으로 다시 돌아봐야 합니다. 자사고와 일반고의 교육 격차의 실상과 우리의 제안을 말씀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 고교별 입학생들의 중학교 내신 성적 편차 심각: 중학교 내신 성적 상위 20% 신입생은 자사고 신입생 전체 중 49.7%, 일반고는 18.1% 차지. 50% 이하 하위권의 경우, 자사고 5.1%와 비교할 때 일반고는 10배(50.7%)나 차이를 보여.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유기홍 국회의원실이 2012년 교과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지역 자율형 사립고.일반고 신입생 중학교 내신성적’을 분석한 결과, 자율형 사립고의 ‘선발효과’로 인해 일반고의 학력저하 현상이 뚜렷해졌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2012학년도 자율형 사립고 신입생 가운데 중학교 내신성적이 상위 20%인 학생은 전체의 49.7%인 반면 하위 50%인 학생은 5.1%에 불과했습니다. 반대로 일반고의 경우에는 중학교 내신성적이 상위 20%인 학생은 18.1%로 자율형 사립고의 절반에도 못 미쳤지만, 하위 50%인 학생은 50.7%에 달해 중하위권 학생의 일반고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위의 표에서 중학교 내신 성적 상위 20%와 하위 50%만을 따로 떼어서 표로 정리하면 성적 우수 학생들의 자사고 쏠림현상을 더욱 분명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자사고와 일반고의 신입생 성적 편차가 심한 것은, 자사고가 학교 설립 목적에 맞는 다양한 교육을 시행한다는 명목상의 목적보다는 성적 우수학생을 선발하여 입시 명문고가 되고자 하는 목적이 실질적으로 추구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나아가 자율형 사립고의 도입으로 입학생 성적에 따른 고교서열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객관적인 수치로 확인된 셈입니다.
■ 자사고 진학의 실제 동기는 입시 준비 : ‘좋은 면학분위기(59.2%)-주변사람 권유(25.0%)-명문대학 진학 유리(9.6%)-기타(4.1%)-계열흥미(2.1%)’ 응답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2011년 전국의 고등학교 1학년 학생 8,1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자율형 사립고에 진학한 동기에 대해 ‘좋은 면학분위기(59.2%)-주변사람의 권유(25.0%)-명문대학 진학 유리(9.6%)-기타(4.1%)-계열흥미(2.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일반고의 경우, ‘면학분위기’나 ‘명문대학 진학유리’에 대한 응답은 낮게 나타나고, ‘주변 사람의 권유(35.5%)’가 높게 나타나 단순히 거주지 주변 학교에 배정되는 것에 따라 진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는 학교교육의 다양성을 살린다는 자사고의 도입 취지와는 달리 입시 준비에 유리한 환경을 선택하는 것이 자사고 선택의 주 원인임을 보여줍니다. 학교교육의 다양성을 나타내는 계열흥미나 기타 항목에는 10%에도 못 미치는 응답이 나타나, 자사고를 통해 고교 교육을 다양화하겠다는 명분은 실질적으로는 거의 의미가 없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 자사고와 일반고 부모 학력과 가구 소득 등에서 계층 간 차이 : 일반고 자녀를 둔 아버지 51.9%가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 자사고는 아버지 72.9%에 달해. 가구 소득의 경우, 일반고는 600만원 이상이 23.2%임에 비해 자사고는 두배(44.8%)의 차이를 보여.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유기홍 국회의원실이 서울교육정보연구원의 서울교육종단연구 1,2차년도(2010~2011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사고와 일반고 사이에 계층간 교육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일반고 자녀를 둔 아버지 51.9%, 어머니 34.8%가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인 반면에, 자율형 사립고의 경우에는 아버지의 72.9%, 어머니의 54.4%가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로 나타났습니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4년제 대학 이상 졸업자 비율의 차이가 아버지 학력의 경우 21% 포인트이고, 어머니 학력은 19.6% 포인트에 이릅니다. 게다가 특목고의 경우에는 그 차이가 더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나 고교 유형에 따른 계층 간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고교 유형에 따른 계층 간 불평등 현상은 학교 유형별 가구소득을 비교해 봐도 확연히 나타납니다. 2011년 기준으로, 일반고의 경우 가구소득이 400만원 미만이 48.1%, 600만원 이상이 23.2%인 반면, 자사고는 400만원 미만은 27.2%에 그치고 600만원 이상은 44.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조사결과는 일반고에서 중산층이 줄어들고 있으며, 중산층 이상의 경제적 배경을 가진 가구에서 경제력을 기반으로 하여 고교 선택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와 같이 사회경제적 수준에 따라 고교 유형이 서열화되는 것은 기회 균등이라는 공교육의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며, 교육의 공공성이 자사고나 특목고 등으로 인해 침해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율형 사립고가 학교교육의 다양성을 넓히고 학생 수요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제공한다는 것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허울뿐인 명분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자율형 사립고는 중학교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선점하여 입시명문고가 되는 것이 실질적인 목표임이 드러났습니다. 만약 자율형 사립고가 양질의 교육을 통한 고교 다양화라는 지정 취지를 살리고자 한다면, 중학교 성적에 상관없이 일반고와 동일한 성적의 학생들을 받아서 그 교육 효과를 입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가구소득에 따라 일반고와 자율형 사립고의 학생 비율이 결정되는 등의 계층 간 불평등 현상은 공교육의 공공성의 원칙에 비추어볼 때 반드시 시정해야 할 사항입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교육부가 지난 10월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확정안)’에서 자사고에 선발권을 부여하고, 전형시기에서 전기선발 유지, 일반고보다 많은 교육과정 운영 자율권을 부여한 것은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는 자사고의 문제들을 그대로 존치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습니다. 일반고와 자사고의 격차를 해소하라고 국민이 요구했더니, 대답은커녕 오히려 지금까지 없었던 ‘선발권’을 자사고에 부여한 것은 참으로 희한한 발상입니다. 또한 여기에 덧붙여 일반고에는 국영수 과목의 50% 이상 편중 운영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그 규정을 자사고에는 적용하지 않는 것은 더더욱 납득할 수 없는 일입니다. 상식과 원칙과 공정성에 맞지 않는 정부의 고교 정책을 ‘최종안’이라고 못 박고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입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이러한 고교 간 성적 격차와 소득 격차들을 해소할 고교체제개편에 다시 나서야할 것입니다.
2013. 11. 12.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 송인수 윤지희)
※ 문의 : 김태훈 정책위원, 안상진 부소장(02-797-4044~5, 내선 215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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