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스마트교육을 위한 클라우드 교육서비스 기반 조성 정보화전략계획(ISP)』을 SK텔레콤 컨소시엄(SK텔레콤, KT, 삼성전자,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SK C&C, 비상교육, 천재교육, 인크로스 등이 참여)에 맡겼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 구축 방안 수립 △스마트교육 플랫폼 구축 방안 수립 △스마트교육 콘텐츠 유통체제 구축 방안 수립 △학교 정보화기기 보급 방안 수립 △클라우드 교육서비스 기반 조성 과제 시행 전략 수립 이라는 5개 과제를 수행한다. 이는 스마트교육의 구현을 위한 실질적인 가이드라인을 세우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계획을 스마트교육 관련 사업과 직접적인 이해가 맞닿아 있는 기업에 넘겨주었다.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다. ISP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스마트교육 인프라 사업의 지도를 그리는 작업을 관련 기업이 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지나치게 성급한 교육과학기술부의『스마트 교육 전면화』방침에는 해당 기업의 이해가 깊이 깔려있다고 할 수 있다. ISP만 그런 것이 아니다. 스마트교육과 관련된 교육과학기술부의 사업 중, 관련 기업들을 대동하지 않는 사업은 적지 않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관련 기업들과 함께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스마트교육콘서트가 그 예이다. 스마트 교육 콘서트는 시공미디어, 삼성, SK텔레콤, 마이크로 소프트, 인텔이 함께 협력하는 스마트 교육 홍보 연수 프로그램이다. 이 행사장에 가보면 교사 대상으로 관련 기업 홍보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실제로 서울에서 실시된 스마트교육콘서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담당 직원이 교육과학기술부 주최 행사의 사회를 보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도 버젓이 연출되었다. 참석 대상 교원들은 연수 출장으로 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학교 현장에 간절히 바라는 것은 개인용 디지털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혹 스마트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해도, 교육과학기술부가 지금처럼 모든 계획을 다 세우고 이와 관련된 틀을 기업체를 통해 구축하여 천문학적인 돈을 투여하는 방식은 부적절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 현장 가운데서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교사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유도하고 장려하는 것을 우선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임을 통해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다양한 수업혁신 모델을 도출하고, 그것이 교사와 학생들 가운데서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하면서 확산이 되면, 정부는 그 때 이를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것이 옳은 순서다. 2011년에 추진 전략을 발표하고 2015년에 사업을 완료하겠다는 발상과 지금의 추진 상황은 현장적용의 실패와 또 다른 문제 양산을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까지 교육과학기술부가 주도하여 전면적으로 시행한 교육 사업 중 어떤 것이 자기 기능을 충실히 다했는지 묻고 싶다. 수많은 교육 사업을 벌여왔지만, 교사의 자발성을 촉진시키지 못한 정부 시책은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고 또 하나의 문제꺼리로 작동되었다. 학교 서열화를 촉진시킨 자립형 사립고 정책이 그러하고, 학교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킨 집중 이수제 정책이 그러하고, 학생들의 고통을 양산시킨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정책이 그러했다. 스마트교육추진 전략 역시 마찬가지이다. 스마트교육도 지금처럼 학교 현장의 요구와 무관하게 정부와 기업이 엄청난 재정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추진하게 되면 학교 현장의 또 다른 애물단지가 될 것이 분명하다.
(사)좋은교사운동은 교육과학기술부에 다음과 같은 전면적 수정을 요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