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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자료

초등학교 영어교육의 갈 길을 말한다_2008

by 조은아빠9 2012.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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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회화전문강사문제를 이명박 정부 초기 지적했던 제 글입니다. 


'국민이 길찾다' : 영어사교육 대책 연속 4회 국민 대토론회 


* 길찾기 3 
학교 영어교육의 갈 길을 말한다 

발제: 홍인기 (냉천초등학교 교사) 발표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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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영어교육의 갈 길을 말한다.hwp

초등학교 영어교육의 갈 길을 말한다.

 

홍인기(냉천초)

 

1. 초등영어 교육 12년을 돌아보며

 

1) 영어교육 정말 시급한 문제인가?

1993년 김영삼 정부가 들어서면 가장 중요한 화두는 ‘세계화’였다. 세계화라는 국정지표를 이루기 위해 1997년 초등학교에 처음으로 영어교과가 도입되었다. 처음 영어교육이 초등학교에 도입 될 때에는 3,4,5,6학년 모두 주당 2시간씩 영어를 가르치게 된다.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2000년에서 7차교육과정이 도입되었고, 초등학교 3,4학년의 경우 영어수업시간은 주당 1시간으로 줄어들게 된다. 교육부의 7차교육과정 해설서에 따르면 7차교육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재량 활동 시간의 확대를 위해 3,4학년의 영어교육 시수를 줄인다고 말하고 있다.

지난 노무현정부 기간 동안은 초등학교 1학년 학생부터 영어교육을 조기에 실시하는 문제가 초등영어 교육의 주요 이슈였다. 당시 교육부의 각종 정책문서에서 초등학교 1,2학년 영어교육과정 실시는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정부가 탄생하면서 인수위 시절 사교육비 증가를 우려하여 초등학교 조기영어교육 정책은 사라지게 되었다. 대신 3,4,5,6학년에서 주당 3시간 확대하는 것으로 정책의 방향을 잡았다.

지난 12년간의 초등영어교육의 역사를 시간을 중심으로만 간단하게 살펴보아도 우리가 막연하게 생각과 달리 초등영어교육은 국운을 걸고 반드시 이루어 내야할 중요한 과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초등영어교육은 정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지 축소되거나 확대될 수 있는 영역이다. 이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많은 사람들이 영어교육에 관해서 사회적으로 논의할 때 촌각을 다투는 시급한 문제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 이 시기를 놓치면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가 당장 뒤처지기라도 할 듯이 다급해 하는 화자들이 많다. 초등영어교육은 얼굴 붉히며, 시간에 쫓기어 이야기해야 할 담론이 아니다. 차분히 살펴보며 긴 호흡을 가지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않으면 새로운 초등영어 정책은 모래성이 무너지듯 정권이 바뀔때 마다 쌓다 무너뜨리는 혼란을 거듭할 것이다.

 

2)초등영어교육에서 공교육과 사교육 누가 더 큰 영향을 가졌을까?

노무현 정부 시절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부랴부랴 초등영어 교육 10년을 평가하는 정책연구를 실시했다. 갑작스럽게 초등학교 1,2학년 조기영어교육 도입을 시사하는 정부의 발표 이후 시민단체들의 문제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연구를 주도했던 서울대학의 권오량 교수는 기자회견을 통해 연구결과 전반적으로 초등영어교육 도입 이후 학생들의 영어실력이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어지는 기자들의 질문에서 기자들은 학생들의 영어교육 실력의 향상이 단순히 초등학교의 영어도입을 통한 공교육의 성과인지 아니면 사교육의 결과인지 질문했다. 이 질문에 대해 권오량 교수는 학문적으로 알 수 없다는 답변으로 기자의 질문에 답변했다. 하지만, 좀 더 관심을 가진다면 불가능한 문제만은 아니다. 1997년 영어가 처음도입될 때 주당 수업2시간씩 영어교육이 이루어졌다. 2000년 7차교육과정으로 바뀌면서 3, 4학년의 주당 수업 시수 1 시간만으로 줄어 들었다. 따라서, 학교에서 영어 수업시간이 다른 두 학생들간의 비교가 가능하고, 그 비교를 통해 학교교육이 아이들 영어 실력에 실제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

<표1>

<표2>

년도

학년

영어교육시간

학년

영어교육시간

학년

영어교육시간

학년

영어교육시간

1997

초3

2

 

 

 

 

 

 

1998

초4

2

초3

2

 

 

 

 

1999

초5

2

초4

2

초3

2

 

 

2000

초6

2

초5

2

초4

2

초3

1

2001

중1

3

초6

2

초5

2

초4

1

2002

중2

3

중1

3

초6

2

초5

2

2003

중3

4

중2

3

중1

3

초6

2

2004

 

 

중3

4

중2

3

중1

3

2005

 

 

 

 

중3

4

중2

3

2006

 

 

 

 

 

 

중3

4

초등주당 영어시간합계

 

8

 

8

 

8

 

6

초등수업시간 감축 비율(%)

 

100

 

100

 

100

 

75

중3때 영어학업성취도

 

260.0

 

261.5

 

261.3

 

261.2

<표 1>2006년까지 실시한 전국적인 성취도 평가 자료이다. 교육부는 이 자료에 근거해서 2003년도를 기준으로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학생들의 영어 실력이 향상했다는 보도 자료를 발표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표 2>에서 보듯이 2003년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초등학교에서 4년 동안 주당 2시간씩 수업을 받았고 2006년의 학생의 경우 7차교육과정으로 바뀌면서 3,4학년에서는 1시간씩 5,6학년에서는 2시간 영어수업을 들은 학생들이다. 따라서 2006년도 중학교 3학년 학생은 2003년도 중학교 3학년 학생보다 영어시간을 총 64시간을 적게 배운 학생들이다. 학교에서 영어수업시간이 줄어들었음에도 학생들의 영어실력이 향상되었다는 정부의 설명을 어떻게 해석 될 수 있는가? 해답은 비슷한 시기에 사교육비 증가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표 3>

<표3>을 보면 학교에서 영어수업 시간이 줄어들어도 사교육 시작은 계속 팽창해 왔다. 공교육에서 영어시간을 줄어도 우리아이들의 영어실력은 늘어가고 있다. 학교를 마치고 사교육시장을 통해 아이들이 영어교육에 노출되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기 때문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2007년도 발표한 ‘사교육 의존도 완화 방안’을 살펴보면 사교육 시장의 주요 팽창 요인으로 중학교에서 특목고, 초등학교에서는 영어교육을 꼽고 있다. 같은 자료에서 초등학생의 60%가 저학년에서 영어사교육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학년부터 실시되는 영어교육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영어 사교육을 1,2학년에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상의 자료로 종합해 보면 우리나라 영어교육에 있어서 사교육의 영향이 공교육의 영향을 능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영어정책을 이야기 할 때 학교의 영어교육 시간을 늘리면 아이들의 영어실력이 증가한다는 단순 공식으로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다. 만일 학교에서 영어시간이 늘어나더라도 사교육시장이 줄어든다면 아이들의 영어실력이 줄어 들 수도 있다. 따라서, 영어정책을 발표할 때 사교육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심하게 이야기 하면 아이들의 영어 능력에 있어서 사교육시장은 주변수이고 학교교육은 종속변수인 것이다. 영어교육과 관련한 각종 정책을 발표하면서 학교의 영어교육을 확대해서 사교육비를 줄이겠다고 하는 것은 정확히 이야기 하면 거짓말이다.

 

2. 이명박 정부가 추진 중인 영어 교육정책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 영어교육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다. 인수위 시절 ‘영어 공교육 완성 실천방안’이라는 문서를 통해 5년간 약 4조원을 투입하는 영어교육계획을 발표했고, 이문서를 기반으로 이후 2008년도 대통령업무 보고를 통해 ‘정부예산 절감 방침에 부응하여 지방교육재정도 10% 절감하여 영어공교육 완성 등 국정과제에 투자’를 발표했다. 교육분야에서 가장 확실한 변화를 예고 하고 있는 영어교육의 각종 정책에 대해 그 문제점을 중심으로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자.

 

1)영어전용 교사제

① 정책 내용(출처:영어 공교육 완성 실천방안, 2008.1.30,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영어를 영어로 수업하는 교사로 영어전용(TEE; Teaching English in English) 교사 자격제도를 별도로 도입한다. 국내외 영어교육과정 이수자(TESOL 등), 영어권 국가 석사학위 이상 취득자, 교사자격증 소지자, 전문직 (전직 외교관․상사 주재원 등) 등 영어수업 가능자들 중 심층 구술면접 등을 통해 선발한다. 교수법 및 교사로서의 자질 함양을 위한 연수 (6개월 이내)를 거쳐 계약직 교육공무원으로 채용한다. 3-5년 주기로 계약을 갱신하고, 5-10년 주기로 영어전용교사자격 갱신한다.

초등 3학년이상 전체 8만 학급 중 영어로 영어수업이 가능한 학급비율이 ’09년 72%에서 ’11년 이후 100% 달성한다.

 

②초등에서 시행상 문제점

현행 초등교육에서 별도의 자격증을 통해 교과를 가르치는 경우가 없다. 영어의 전문성과 특수성 때문에 별도의 자격증을 도입한다면 수학이나 과학 등의 다른 교과와 다른 어떠한 전문성과 특수성이 존재하는지 밝혀야 한다. 특히, 농산어촌 우서 배치라는 정책목표를 제시했지만, 학급수가 적고 학급당 학생수가 적은 시골에 담임교사 외에 영어전용교사를 우선 배치하겠다는 것은 현행 교사배치기준에 반하는 정책목표이며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도 부족하다.

초등교사의 부족으로 중초교사제도를 도입하여 예체능, 영어교과에 한해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채용하여 일정기간 연수를 실시후 학교에 배치했다. 지금 초등교육현장에는 중초교사는 한명도 남아 있지 않다. 초등현장에서 교과교사로만 남아있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교과교사는 담임을 맡을 수 없기 때문에 담임교사 중심으로 운영되는 초등교육현장에서 늘 이방인으로 대우 받았던 것이다. 결국 이들은 집단 민원을 통해 초등교사자격증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마련했고, 민원해소를 위해 임시방편적인 연수과정을 통해 초등교사 자격증을 부여 받았고 지금은 대부분 초등교사로 임용되었다.

영어전용교사들도 시행초기에는 잡음 없이 학교현장에 진입하겠지만, 일단 2만 3천명(초등 만명)의 숫자가 교육현장에 진입하게 되면 이들은 집단화 되고 조직화 될 것이다. 이들은 교직사회 속에서 유일한 대규모의 비정규직이다. 비정규직으로 고통 받는 개개인의 불만은 강력한 이익단체로 성장할 원동력을 제공할 것이다. 교직사회는 결국 큰 혼란을 격게 될 것이다.

 

*정책의 향후 일정

2008.12 ‘영어전용교사제’ 도입방안 마련 및 관련 법령 개정

2009 선발 및 연수

2010 학교배치

2013 영어전용교사 2만3천명 신규채용(초등 만명)

학교급

2009년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소계

(3500)

3500

3500

1500

1500

10,000

(2000)

2000

2000

2000

1000

7000

(1000)

1000

1000

2000

2000

6000

(자려출처:영어 공교육 완성 실천방안, 2008.1.30, 대통령직인수위원회)

2)초등영어 교육과정 개편

① 정책 내용(출처:영어 공교육 완성 실천방안, 2008.1.30, 대통령직인수위원회)

2010년까지 초등학교 3-4학년은 현행 매주 한시간씩 받던 영어수업을 3시간으로 늘리고, 2011년에는 5-6학년이 3시간씩 늘린다.

 

②문제점

<표 5>

년도

학년

영어교육시간

학년

영어교육시간

학년

영어교육시간

2009

초3

1

 

 

 

 

2010

초4

3

초3

3

 

 

2011

초5

3

초4

3

초3

3

2012

초6

3

초5

3

초4

3

이 계획 대로라면 <표 5>와 같이 2009년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은 3학년때 1시간 배우던 영어를 2010년에는 3시간으로 갑작스럽게 늘어나게 되는데 이 학생들 만을 위한 연속성을 가진 영어교육과정을 별도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따라서, 정책목표는 2010년 3학년 학생을 기준으로 단계적으로 영어시간을 늘리는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 5-6학년은 2012이 되어야 3시간으로 늘어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학생들의 주당 수업시간 문제이다.

 

1~2학년

3~4학년

5~6학년

현행 7차시수

25(4,4,4,5,4,4)

29(5,5,4,6,5,4)

32(6,6,4,6,6,4)

영어 증가

25(4,4,4,5,4,4)

31(5,6,5,6,5,4)

33(6,6,5,6,6,4)

5일제+영어

25(5,5,5,5,5,0)

31(6,6,6,7,6,0)

33(7,7,6,6,7,0)

(자료출처: 전국교직원 노동조합)

<표6>을 보면 주5일제가 실시되고 현행교육과정의 수업시간을 줄이지 않을 경우 5-6학년 학생들은 일주일에 3일을 7교시를 해야 한다. 우리나라 교과이기주의를 생각해 보면 교과를 없애거나 수업시간을 줄이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결국 교과의 압력이 없는 재량시간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영어시간이 늘어날 가능성이 많다. 하지만 이 선택마저 쉽지 않다. 초등학교의 경우 재량시간 중 이미 1시간은 정보활용능력 교육이라고 해서 컴퓨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엄밀한 의미의 재량시간은 현재 1시간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 한 시간 마저 영어교육으로 채운다면 재량시간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재량시간이 사라진 7차교육과정은 개정의 의미가 사라진다. 7차교육과정 개정 당시 재량시간 확보를 위해 초등학교 3-4학년의 영어교육 시간을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줄인 상황을 생각해 보면 더욱 쉽지 않다.

 

3)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① 정책 내용(출처:영어 공교육 완성 실천방안, 2008.1.30,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문제풀이 위주 수능 영어를 대체하기 위하여 실용 영어가 강화된 ‘국가영어능력평가’ 시험 도입한다. 별도의 사교육을 유발하지 않도록 국가 영어능력평가시험은 듣기․읽기․말하기․쓰기의 학교 교육과정을 충분히 반영 한다. 현재의 수능 영역인 읽기․듣기는 등급제로 평가하고, 새로이 추가되는 말하기․쓰기는 교 수업만으로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합격․불합격으로 평가한다. 국가영어능력 평가시험은 학생 부담 경감을 위해 상시시험으로 운영한다. 2013-2014학년도 대학입시(올해 중2, 중1 학생)에서는 국가 영어능력평가시험 4개 영역 중 듣기․읽기 영역만 평가한다. 2015학년도 대학 입시(올해 초 6학년생)부터는 4영역 모두 평가한다. 교육부에서 2007년 7월 착수한 「국가 영어능력 평가시험」사업 확대 추진한다.

②평가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영어교육정책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정책이다. 지금의 영어교육 열풍에는 상당부분 거품이 존재한다. 국민들이 자신들의 직업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영어 능력보다 지나치게 높은 영어능력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영어에 관한 신화와 불암감이 만들어낸 과도한 영어교육 열풍은 사교육 시장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국민개개인의 행복한 삶에는 반하는 것이다. 따라서, 고등학생이 대학에 진학해서 공부를 하기 위해 필요한 영어능력을 국가가 제시하고 일정 수준의 영어능력을 가진 학생들에게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은 매우 바람직한 정책이다. 이 정책이 좀더 발전해야 될 부분은 결론에서 다루기로 한다.

 

3)현직 영어교사 심화연수를 강화

① 정책 내용

’09년부터 매년 3천명, 5년간 4천8백억원 지원하여 현직 영어교사 심화연수 제공한다. 국내연수 1,500명과 국외연수 1,500명 실시한다. 초,중,고 각 1천명(총 3천명)의 교사에게 실시한다. 국내연수는 매년 1,500명에게 5개월 국내 연수 후, 1개월 국외연수의 형식으로 6개월 동안 집중적인 영어 사용 환경에서 연수를 제공한다. 국외연수는 매년 1,000명우수한 교사들(타 교과교사 포함)을 대상으로 6개월 간 미국 등 해외 TESOL 프로그램 등과 연계해 연수를 실시한다. 교사 연구년 제도와 연계해서 연간 500명 교사들을 미국 등 해외 TESOL 실시 기관의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1년간 연수를 실시한다. (출처:영어 공교육 완성 실천방안, 2008.1.30,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현직 영어교사 심화연수를 강화하여 ’08년 1,200명, ‘09년 이후 매년 3,000명씩 연수를 실시하고, 해외대학 등과 연계한 체계적 연수 모델 개발․시행한다. (출처:2008 교육과학기술부 대통령업무보고, 2008.3.20, 교육과학기술부)

 

②문제점

경기도의 한 학교에서는 개학을 했는데 영어선생님이 없는 상태에서 보름을 보냈다는 기사가 신문에 났다. 6개월 동안 실시하는 영어연수 프로그램에 갑작스럽게 영어교사가 갑자스럽게 참가하게 되어 교사를 구하지 못한 것이다. 올해 세워진 영어연수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벌어진 일이다. 몇 년까지 몇 명의 교사를 배출해야 한다는 정책적 목표와 강박관념 때문에 혈세를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쏟아 붓는 정책은 이제 그만 두었으면 한다. 김영삼 정부 시절 처음 초등학교에 영어교육을 도입하기 위해 전국에서 120시간 연수를 시작한 적이 있다. 초등학교 교실에 몇 백명의 교사들을 모아 두고 급조된 강사와 연수프로그램을 가지고 실시했다. 그 과정을 이수한 모든 교사는 영어를 가르쳐야 하는 3학년에 배치 되었다. 4년에 걸쳐 매해 이런식으로 연수를 실시하고 3-6학년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를 채웠다. 결국 지금 전담교사를 배치할 수 있는 학교에서는 담임이 영어를 가르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금의 영어전용교사를 양성하기 위한 연수제도를 보면 그 때 생각이 난다.

영어교육이라는 것이 일정한 건물에서 일정한 시간동안 이루어지면 똑같은 산출물이 과연 나올수 있을까?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사람을 길러낼 수 있다는 생각위해 세원진 정책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가? 지난 역사를 통해 실패는 한번이면 충분하다. 지금의 연수 방식은 전체적으로 지나치게 관주도적인 연수 프로그램이다. 이 문제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극복방안은 결론에서 다루기로 한다.

 

4)원어민 보조교사

① 정책 내용(출처:영어 공교육 완성 실천방안, 2008.1.30,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원어민 보조교사’ 채용관리 체제 구축 및 농산어촌 등 채용 지원을 실시한다. 원어민 보조교사 채용부터 배치 전 연수, 배치, 적응지원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지원체제 구축하기 위해 향후 5년간 2천 3백억원 지원한다.

 

② 원어민 한명에게 사용되는 비용 살펴보기

<표7> <경기일산 A초 C의 경우>

항목

비용

채용 대행 비용

120

보수

200×12=2400

숙소

보증금 500,월 50×12=600

정착금

30

집기구입

250

항공료

89

초과근무 수당

2×5×12=120

국민연금

94500원×12=113만원

건겅보험

55500원×12=66만원

\합계

44288

(단위:만원)

2006년도에는 약 3처 6백만원정동 들어다는 자료가 있다. 일산의 한 초등학교의 원어민 교사의 경우 올해 4288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교육청에서는 1인당 5000만원의 예산을 책정해서 학교로 보냈고 남은 금액은 이월한다. 전국에 초등학교가 5756(2007년 기준)개 교인데 6학교당 1명 씩 배치하면 400억이다. 이명박정부 5년동안 2천억이 든다. 이건비 외에도 지원체제 구축에만 2천 3백억원을 제공한다고 하니 그 비용이 정말 엄청나다.

 

③얼만큼 효과적인가?

원어민 교사가 학교에 있으면 아이들은 외국인을 자연스럽게 만난는 기회가 생기고 이후 외국인을 만났을 때 좀 더 친숙하게 될 수 있다. 영어를 처음 사용할 때 외국인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머릿속이 하얗게 되면서 아무런 단어도 떠오르지 않던 경험은 누구나 있다. 외국인에 대한 이러한 긴장감은 원어민 교사를 통해 많이 해소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가 원어민 지원체제를 위해 2천 3백억원을 들이겠다고 하는 이유는 이전에 채용된 원어민 교사의 수준이 미흡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영어를 잘 하지만,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 외국인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경험이나 능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엄청난 비용을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정부의 계획대로 더 많은 돈을 쏟아 부어서 원어민 교사의 수준을 올리더라도 법적으로 원어민은 보조교사이다. 수업의 책임이 없다. 선택의 문제이긴 하지만 다른 긴급한 교육재정을 투자해야 할 항목을 놓아두고 보조교사에게 이정도의 돈을 투자한다는 것에 부정적인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최근 환율이 올라가 외환보유고가 줄어들고, 기름값이 올라감에 따라 무역수지적자가 심각해지고 있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도 해외연수나 원어민 채용 계획이 IMF사태 이후 백지화 된 경험에 비추어 보면 달러가 외국으로 흘러나가는 정책들은 백지화될 가능성이 많다.

 

3.초등영어교육 정상화 정말 가능한가?

 

① 초등학교에서는 왜 ㄱ,ㄴ을 가르치지 않을까?

교육대학을 다닐 때 아이들의 아이들에게 문자를 읽거나 쓰도록 하기 위해 발달되어야 할 능력에 대해 매년 시험문제에 나왔던 내용이 있었다. 자기의 관점에서 벗어나 위치에 따라 사물이 다르게 보일 수 있는 투사적 공간개념과 한글에서 ‘ㅏ’와 ‘ㅓ’처럼 점이 왼쪽에 오느냐 오른쪽에 오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는 것을 이해 할 수 있어야 문자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문자교육을 가능하게 하는 능력은 개인의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만6세 이후에 길러지기 때문에 유치원 과정에서 문자교육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오랫동안 정설로 받아들여졌고, 외국에서도 많은 나라가 만6세 이후에 그 나라의 문자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 이론을 완전히 뒤집은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대한민국이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1학년 국어 7차 교육과정 해서설서를 살펴보면 쓰기 교육에 있어서 1학년 동안 ‘연필을 바르게 잡기’,‘낱자, 글자를 바르게 쓰기’등을 가르치게 되어있고, 문법의 영어에 있어서의 목표가 ‘한글 자모의 이름과 소리를 안다.’가 있다. 이미 유치원에서 배운 것을 심화하는 것이 아니라 초등학교 1학년에 와서 자음과 모음의 이름을 가르치고 글씨 쓰기와 간단한 단어를 읽는 공부를 하도록 교육과정이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한 교실에 한글을 모르는 아이는 1-2명에 지나지 않는다.

교육학이 말하는 원칙대로 유치원 교육을 하고, 한글을 가르치지 않은 채 자녀를 학교에 보낸 학부모는 1학년 과정동안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된다. 자녀가 학교를 다니는 동안 자신이 대한 자존감이 낮아져서 스스로를 바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마치 애꾼 눈 나라에서 두 눈을 가진 사람이 장애인인 것과 같은 형국이다. 실제로 수업을 하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교육과정과 상관없이 자신이 가르치는 내용이 자연스럽게 반 아이들의 학습수준의 중간정도 수준에 맞추게 된다. 반 아이들이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을 가르치는 순간 아이들의 흥미는 떨어지고 아이들은 다른 곳에 관심을 돌리기 때문이다. 교사가 굳은 신념으로 교육과정의 원칙대로 진행할 경우 학부모나 다른 반 선생님들로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압력에 시달리게 된다.

세월이 많이 흘러 아이들이 영양상태가 좋아지고, 미디어의 발달로 다양한 학습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인간의 자연스러운 발달단계를 대다수의 국민들이 1-2년 앞당긴 대한민국의 힘은 무엇인가? 한글을 일찍 깨는 것이 입시를 위한 교육경쟁에 한발이라도 앞서가는 것이기에 너도 나도 선수학습을 시작했고, 이제는 선수학습을 하지 않는 사람이 바보가 되어버린 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상황이다. 교육에 있어서 무한 경쟁은 피할 수 없는 길이라고 온 국민이 합의에 이른 것 같다. 내 아이만 뒤처질 수 없기 때문에 남들이 모두 반칙을 한다면 나도 반칙을 해야 하는 서글픈 현실이다. 원칙을 지켰을 때 대가는 너무나 잔혹하다.

 

②신천지 초등영어

사람들은 늘 새로운 것에 희망을 건다. 지금까지 개척되지 않은 곳에서는 늘 새로운 이상향을 세울 수 있으리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다. 기존의 질서를 바꾸기 위해 사람들은 흔히 신천지를 찾아 나선다. 그것이 아메리카의 개척의 역사였다. 하지만, 개척의 결과는 기존의 질서가 확대되고 재생산 되는 것뿐이다. 우주를 향해 사람들이 새로운 꿈을 꾸지만 우리가 가진 모순과 갈등이 새로운 영토가 개발된다고 해결되지 않으리라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처음 초등학교에 영어가 도입될 때 사람들의 마음이 같았다. 초등학교의 영어교육 도입을 주장했던 사람들은 초등학교에서 영어가 도입되면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지방학생이나 저소득층의 자녀들의 영어교육 격차를 해소하리라 주장했다. 사교육을 공교육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라고 정부에서는 선전했다. 그러나, 12년이 지난 지금 과연 사교육비가 줄어들고 학생들 사이의 영어능력 차이가 과연 줄어들었는가? 12년전 중학교의 문제를 초등학교로 가져왔고, 출발점이 당겨졌기 때문에 오리혀 중학교의 학생간 영어실력의 격차는 더욱 심화 되었다.

 

③모순구조는 시장확대를 불러온다.

우리나라에서 해결되지 않는 문제가 두 가지 있는데 교육문제와 부동산 문제이다. 부동산 문제에 있어서 크게 두 가지 주장이 있는데 시장의 자율에 맡기고,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 하자는 주장과 토지공개념에 입각해서 가수요을 줄이기 위해 부동산 보유세를 늘리고 부동산을 통한 불로소득을 환수하자는 주장이다. 지금까지 대부분 공급론자들이 대세를 잡아왔고 문제가 심각해지면 반대편 주장에 근거한 정책이 진화하는 형국이다.

공급론자들의 주장은 참 재미있다.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면 공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일견 일리가 있다. 문제는 부동산 내려가면 다른 대안을 내 놓아야 하는데 가격이 내려가면 건설사들이 공급물량을 줄이고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수 있으니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문제를 가지고 오랫동안 연구한 박사님의 결론이 내려도 공급, 올라도 공급이다.

교육문제를 다루는데 장황하게 부동산 이야기를 꺼낸 것은 부동산 문제를 보면 교육문제와 너무나 같다는 것이다. 집은 사람이 살기 위해 있는 것이지 투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투기의 대상이 되는 순간 본래의 목적은 사라지고 모순구조만 남게 되는 것이다. 어떤 정책을 사용해도 투기수요라는 거품이 실체가 되어 끊임없이 공급을 늘리도록 만든다. 부동산과 관련한 이해당사자들이 합의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방식은 공급확대 밖에 없다. 결국 그 피해는 대부분의 서민들의 몫이 되고, 국가경제의 부담만 남게 된다.

영어교육도 마찬가지이다. 영어를 배우는 목적은 외국인과 의사소통을 통해 인간의 행복을 이루어 나가는 것이다.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좋은 고등학교를 가고, 대학을 가고, 취직을 하고, 출세를 하는 도구가 되는 순간 영어의 본래 목적은 사라지고 모순구조만 남게 된다. 모순구조의 특징은 어떠한 정책을 사용해도 결국 시장을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영어교육을 위해 수많은 정책이 나왔고 앞으로도 나오겠지만, 그 모든 정책은 영어교육 시장의 확대만 가져왔고, 가져오게 될 것이다.

우리는 지금 필요 이상 영어를 많이 공부하고 있다. 아직도 부족하다는 사람이 있지만,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초등학생들이 토익과 토플공부를 하고, 영어발음을 위해 혀를 수술하고, 태아에게도 영어를 들려준다는데 어디까지 가야 만족할 수 있을까? 그렇게 많이 배웠는데 영어를 사용하는 직업은 한정되고 대부분의 사람은 다시 영어를 가르치는 일로 생계를 삼아야 한다. 공교육은 한계가 있으니 끊임없는 사교육의 팽창만이 늘어나는 영어고능력자의 직업을 보장할 수 있는 것이다.

 

④역사는 비슷한 상황에서 반복된다.

너무나 어두운 전망을 내놓게 되어 마음이 무겁지만 현실을 똑바로 봐야 겠다. 초등학교에서 더 이상 ㄱ, ㄴ을 가르치지 않듯이 더 많은 아이들이 초등학교 3학년이 되기 이전에 A,B,C,D를 배우고 있다. 교사들은 영어의 기초를 가르칠 필요을 점점 잃어버리고 있다. 그리고, 학습내용은 조금씩 어려워 지고 있다.

처음 초등학교에서 영어교육이 시작되었을 때 첸트나 각종 노래는 너무나 신선했고 아이들은 게임을 많이 하는 영어시간을 좋아한 것이 사실이다. 가르치는 선생님도 처음 도입인 만큼 교재연구도 열심히 하고 수업에 임했기 때문에 영어시간을 아이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다. 요즈음은 선생님들의 영어실력도 향상되었고, 원어민 교사가 있는 학교도 있지만 아이들의 영어교육에 관한 흥미도가 떨어지고 있다. 서울지역 6학년 학생 1607명을 표집하여 사교육 실태와 영어교육에 대한 초등학생 태도를 조사하였다. ‘영어시간이 기다려지는지’와 다른 과목보다 좋아하는지 여부로 흥미도를 살펴보았다.

‘나는 영어시간이 기다려진다.’는 질문에 22.1%가 긍정적인 대답을 한 반면 40.6%는 부정적인 대답을 하였다. 거의 2배 가까이의 차이가 날 정도로 학생들은 영어시간에 대한 흥미도가 낮았다. 또한 이 질문에 전혀 그렇지 않음이 여학생은 13.2%인 반면 남학생은 26.2%나 되어 남학생이 여학생에 비해 영어시간에 대한 흥미도가 훨씬 낮았다. 그리고 성적이 낮은 학생들이 영어수업에 대한 흥미도가 낮았다. 60점 미만의 절반이상(50.9%)이 이 질문에 부정적인 대답을 하였다. 성적이 높은 학생들도 부정적인 의견이 어느 정도 차지했는데 90점 이상을 맞은 학생들의 31.3%는 흥미도가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영어수업에 대한 흥미도는 전반적으로 낮고 성적이 낮은 학생일수록 그 정도가 더욱 심함을 알 수 있다.

교과서에 나오는 노래와 첸트는 다양한 경로로 학생들에게 선행학습 되어졌기 때문에 교실에서 더 이상 흥미로운 자료가 되지 못한다. 교사들은 새로운 노래를 찾게 된다. 초등학교 6학년 영어수업시간에는 팝송도 들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 흥미를 끌기 위해 새로운 자료를 제시해야 하는 교사들은 교과서의 내용보다 한단계 높은 자료를 찾아 아이들에게 제시하게 된다. 좋게 보면 상향평준화 되는 것이이다. 하지나, 사교육에 의한 영어노출 시간이 많아질 수록 상대적으로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공교육에만 의존하는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 너무 어려워 영어과목에 대해 쉽게 포기할 우려가 있다. 초등학교에서 영어교육은 정상화와 멀어지는 방향으로 점점 나아가고 있다.

 

5. 그래도 우리가 해야 할 일

지금까지 전개한 내용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 초등영어 교육이 나아질 전망이 보이지 않다. 현실에 대한 정확한 진단은 체념을 위한 변명을 찾기 위함은 아니다. 정확한 진단을 기반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계획들을 세워야 한다.

 

1)초등영어 교육에 대한 합리적인 목표 진술

7차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살펴보면 너무나 답답한 생각이 든다. 7차교육과정에서는 450단어를 기반으로 성취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6학년만 살펴보자

 

6학년

 

(가) 듣기

(1) 일상 생활에 관한 쉽고 간단한 내용의 말을 듣고, 의도나 목적을 이해한다.

(2) 간단한 대화를 듣고 주제를 이해한다.

(3) 간단한 말을 듣고 세부 사항을 이해한다.

(4) 앞으로 일어날 일에 관한 간단한 말을 듣고 이해한다.

(5) 이유를 묻고 답하는 쉽고 간단한 대화를 듣고 이해한다.

(6) 대상을 비교하는 쉬운 말을 듣고 이해한다.

(7) 간단한 전화 대화를 이해한다.

【심화 과정】

(8) 간단한 말을 듣고 사건이 일어난 순서를 안다.

(9) 간단한 말을 듣고 내용의 진위를 안다.

 

(나) 말하기

(1) 일상 생활에 관한 쉽고 간단한 말을 듣고, 그 내용에 관해 묻고 답한다.

(2) 일상적인 화제에 관하여 자신의 의견을 간단히 말한다.

(3) 간단한 대화를 듣고 주제를 말한다.

(4) 간단한 말을 듣고 세부 사항을 말한다.

(5) 지나간 일, 앞으로 할 일 등에 관해 간단하게 묻고 답한다.

(6) 사실에 관한 간단한 이유를 묻고 답한다.

(7) 간단한 전화 대화를 한다.

【심화 과정】

(8) 그림이나 만화 등에 나타난 여러 가지 일을 차례대로 이야기 한다.

(9) 쉽고 간단한 말로 대상을 비교한다.

 

(다) 읽기

(1) 쉽고 간단한 낱말이나 어구를 읽고 의미를 이해한다.

(2) 구두로 익힌 어구나 문장을 읽는다.

(3) 쉽고 간단한 문장을 소리내어 알맞게 끊어 읽는다.

(4) 일상 생활에 관한 짧고 쉬운 글을 읽고 이해한다.

【심화 과정】

(5) 일상 생활에 관한 짧은 글을 읽고, 진위를 안다.

(6) 들을 말과 일치하는 문장을 찾는다.

 

(라) 쓰기

(1) 쉽고 간단한 낱말을 쓴다.

(2) 구두로 익힌 어구나 문장을 쓴다.

(3) 인쇄체 대소 문자와 구두점(마침표, 물음표 등)을 바르게 쓴다.

【심화 과정】

(4) 예시문을 참고하여, 실물이나 그림을 한 문장으로 묘사한다.

(5) 쉽고 간단한 생일 카드, 감사 카드 등을 쓴다.

6차교육과정에 비해 성취도 기준이 상당히 구체화 되고 나아졌지만, 대학을 졸업한 일반 성인에게 450단어를 가지고 이러한 기준의 말하기, 듣기가 가능한지 물어보면 대부분 고개를 젓는다. 이정도 기준이면 미국의 4세 수준의 영어 능력이다. 초등학교 6년 동안 아이들이 교실에서 영어에 노출되는 시간은 192시간 이다. 사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전제하에서 교육과정을 짜야 한다면, 엄마에게 개인지도를 받으며 11680시간(365×8×4)동안 영어에 노출된 미국아이 수준의 성취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너무 무리하다. 뇌의 발달측면에서 초등학교 3-6학년 아이들이 1-4세보다 학습능력이 뛰어난 것을 감안하더라도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지금의 성취수준을 우리 아이들이 노출되는 영어시간과 비교해 합리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목표는 마치 한번 배우면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든 기준 같다.

 

2)국가주도형의 연수방식 개선

새로운 연수 정책이 발표되기 이전에 교육부 홈페이지나 각 교육청 홈페이지에 영어연수를 위한 유학휴직 문의가 많이 있었다. 하지만, 유학휴직시 지원되는 연수비용을 시도교육청의 자체예산으로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한 기준 없이 예산상의 이유로 무조건 유학휴직 신청을 반려했다. 더 큰 문제는 그 와중에 힘있는(?) 몇 몇교사는 영어연수를 목적으로 한 유학휴직이 받아들여 졌다. 재정 부족으로 일단 막고보자는 식이니 기준을 세울 수 없었던 것이다. 유학 휴직의 경우 국가가 휴직기간동안 자신의 본봉에 절반정도를 지원하지만, 유학을 위한 실제비용은 국가지원액의 배가 넘는 것이 현실이다. 국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체제비용과 학비를 포함하면 일년에 수천만원의 비용이 든다. 자신이 직접 계획을 세우고, 연수기관을 선정하고, 자신이 직접 많은 돈을 지출해서 이루어지는 연수와 국가가 전액 지원하고 운영할 뿐 아니라 봉급까지 전액 받는 연수중 과연 어떤 연수가 효율적일까?

개인이 유학휴직에 있어서 연수기관의 정보나 평가능력은 국가보다 떨어질 수 있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국가가 외국의 연수기관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평가체계를 구축하여 연수를 원하는 교사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부분을 제외한다면 동기 부여나 성실도의 면에서 개인이 자신의 돈을 사용하는 연수가 국가가 주도하는 연수는 훨씬 앞서 있다. 국가는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 자신의 돈을 내지 않는 방식의 연수는 큰 효과가 없다. 50대 50 아니면 40대 60의 방식으로 지원한다면 같은 돈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국가의 예산지원을 통해 영어연수를 다녀온 사람들은 돌아온 후 국가에게 받은 혜택을 사회에 환원할 필요가 있다. 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무료 방과후 교육에 우선 투입되어야 한다. 일정기간 동안 사회환원이 불가능한 경우 자신이 사용한 세금을 환급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볼때 유학을 위한 휴직중 영어연수와 관련한 별로 항목을 신설하는 입법이 필요하다.

 

3)직업별 필요한 영어능력에 대한 기준 제시

이명방 정부가 추지하려고 하는 ‘국가 영어능력 평가시험’이 소기에 그 목적을 달성하고 사교육비를 줄이는 정책으로 효과를 발생하기 위해서는 대학입학에만 이 시험을 적용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국가가 실시하는 모든 시험에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다. 국가가 실시하는 주요 시험에 해당하는 사법시험의 경우에도 법조인으로써 필요한 영어능력에 대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한 후 적정수준을 제시해야 한다. 외무, 행정고시, 공무원 시험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 최소한 국가가 채용하는 과정에서는 해당 직종에 필요한 만큼의 영어 수준을 요구해야 하고 지금처럼 1점이라도 더 높은 사람을 뽑는 방식은 사라져야 한다.

2단계로 해야 할 일은 국가가 각 직종별 필요한 영어능력 수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사기업이 우수한 인재를 뽑는 것에 대해 국가가 강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는 국민들에게 내가 원하는 직업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영어능력이 얼마나 되는지 미리 정보를 줄 필요가 있다.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영어공부에 시간과 재정을 낭비하는 일을 막는 중요한 시작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기준을 직원을 채용할 때 도입할 것인가 아닌가 하는 문제는 개개의 회사가 정할 문제이지만 사회적으로 기준을 가지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는 일이다.

 

4)영어전문 인력에 대한 국가적 양성계획

영어와 관련하여 국민들을 위해 국가가 제공해야할 중요한 일은 영어와 관련한 전문인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외국에서 쏟아지는 중요한 높은 책들을 빠른 시간 내에 국내에 소개할 수 있도록 번역전문가들을 국가 차원에서 양성할 필요가 있다. 영어와 관련한 두 번째 전문 인력은 통역사를 길러내는 것이다. 일년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한 외국인과의 만남을 위해 영어를 평생동안 열심히 공부하는 것과 전문 통역인을 사용하는 것 중 과연 어느이 효과적이 겠는가? 번역가와 통역사 모두 경제․의학․과학․교육 등 각 영역별로 세분화된 전문가들이 필요하고 이러한 전무가가 많은 수록 우리나라가 문화강국, 정보강국이 될 것이다.

전문가를 키우는 과정은 많은 비용이 든다. 국가가 투자하는 차원에서 인재를 길러 낼 필요가 있는 영역이다. 국가가 번역전문가를 길러내는 교육과정을 만드는 과정에 예산을 투자하는 것이 원어민 강사를 관리하기 위한 지원체제를 구축하는 것에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쉽게 하는 말대로 ‘선태과 집중’의 원리를 영어와 관련한 인재를 키우는데도 적용해야 할 것이다

 

5)부모들의 욕구해소

아무리 거대한 담론을 이야기해도 자신의 아이들의 영어실력이 나아졌으면 하는 부모의 마음은 바뀌지 않는 것이다. 영어교육에 관한 부모들의 욕구를 저렴한 가격으로 해소해 주어야 하는 것이 학교의 책임이다. 위에서 여러번 이야기 했지만, 정규교과과정에서 수업시간을 늘리거나 초등학교 저학년에 영어도입은 사교육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너무 심해 쉽게 사용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결국 방과후 학교나 교육방송 등을 통해 부모들의 욕구를 해소해야 한다.

방과후 학교의 가장 큰 문제는 운영에 관해서 책임있는 주체가 없다는 것이다. 학교가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고 있지만, 방과 후 학교는 학교의 입장에서 보면 부차적인 문제이다. 결국 학교가 방과 후 과정을 위해 시설을 대여하고 운영주체가 독립적으로 필요하다. 퇴직 교장들을 방과후 교장으로 세워 운영의 책임을 맡기는 방식이나 지역을 기반으로한 건전한 시민단체나 학부모 조직이 운영의 주체가 되어 방과 후 학교가 지속성을 가지고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경기도의 경우 몇 개의 학교를 묶어 저소득층 자녀를 우선으로 방과 후 원어민 강사가 가르치는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사례는 좋은 예이다. 방고후 학교의 운영의 독립성이 보장된다면 기존의 학교시설을 이용한 값싼 영어교육이 가능하다. 학교는 비정규 교과과정을 통해 저소득층을 우선으로 하는 영어교육의 내실화를 가져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