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감사로 교육자의 양심을
저버리게 하지 못합니다
‘두 번째 200시간 연속 비상근무’를 시작하며
오늘, 교육과학기술부는 특정감사라는 비겁한 무기를 들이대며 경기교육을 본격적으로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오전 9시 교과부 특감이 교육청 5층 회의실에서 시작됐고, 기초조사를 진행한 뒤 이를 토대로 학교 현장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입시에 바쁜 선생님들께, 아이들 지도에 여념 없는 선생님들께 교육자적 양심과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교육행정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저는 누차 교과부가 선(線)을 넘지 말 것을 요구했습니다. 학교폭력 생활기록부 기재 방침을 강행하는 교과부에게 재고를 요청하였고, 교육적이고 합리적인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기재를 보류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요구는 무시되었습니다.
교육이 퇴보하고 있습니다.
특감이 갖는 폭력성과 반민주성은 지방교육자치를 힘들게 할 것이며, 우리 아이들 교육을 책임진 일선 교사의 양심에 상처를 줄 것입니다. 이런 교육의 퇴행에 대해서는 교육행정의 최고기관인 교과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입니다.
저는 도저히 인정하기 어려운 교과부의 행태로부터 우리 경기교육을 지키기 위해, 특감이 끝날 때까지 '두 번째 200시간 연속 비상근무'에 들어갑니다. 감사단 행동 하나 하나를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입니다. 저의 연속근무는 특감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진행되고, 특감이 마무리되는 시점까지 계속됩니다. 3년 전 교육계와 시민들의 힘을 모아 부당한 지방권력의 개입으로부터 교육자치를 지켜낸 것처럼, 교과부의 잘못된 지침으로부터 우리 학생들의 미래를 지켜낼 것입니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저와 경기교육의 최우선 과제는 학교폭력을 근절하는 것입니다. 학생부 기재와 같은 비교육적이고 과잉된, 잘못된 대책으로는 학교폭력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특감이나 징계를 내세운 압박으로는 교육자들에게 양심을 저버리게 하지 못합니다.
미래지향적인 선진교육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교과부가 표적감사를 하며 역량을 소모하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교육의 최고 기관답게 아이들과 학교, 우리 교육과 우리 사회의 미래를 생각하기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2012년 8월 28일
경기도교육감 김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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