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옛날에 수학이 살았대

조은아빠9 2012. 12. 1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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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기와 함께 수업하기1(2006년 7월 월간좋은교사)

 옛날에 수학이 살았대  

쉬는 시간에 몇몇 학생들이 수다를 떨고 있다.
교   사 (환하게 웃으며) 자, 즐거운(일부러 힘주어서) 수학시간이에요. 책 펴세요.
아이들 (교사의 반어적 표현에 기가 막히다는 듯이) 치~~. 
아 이1 (볼멘 소리로) 수학이 뭐가 즐거워요? 
아 이2 난 수학이 제일 지겨워! 
교   사 수학을 모르면 커서 장사도 못해요. 물건 값을 계산하려면 수학을 잘해야 해요. 
아 이3 (교사의 설명에 전혀 설득되지 않으며) 물건 값 계산하는 건 지금도 해요. 그리고 계산기도 있잖아요. 
교   사 (아이들의 항의에 질 수 없다는 표정으로) 수학을 잘 해야 머리가 똑똑해져요. 수학을 못하면 나중에 대학교 가기 힘들어요.
아 이4 수학 잘한 아인슈타인은 다른 면에서는 바보였대요. 학교에서 낙제도 받았대요.(계속 이어지는 반론들…. 수학을 잘해야 한다는 교사의 주장은 점점 궁지로 몰린다.) 
 
사람들이 수학을 만든 이유는 그것이 생활에 정말 필요했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에는 필요에 의해 발달한 학문이 세월이 흐르면서 수학 연구 자체가 목적이 되어 갔지만 본래의 목적을 따지자면 수학이란 학문은 매우 도구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수학의 중요한 개념들을 정립해 줄 때는 사람들에게 수학이 왜 필요했는지를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 아래 이야기는 수 역사를 보면서 아이들이 즐거워하도록 내가 지어낸 이야기이다. 실제 있었던 일이 아님을 말해 둔다. (고양 냉천초, 홍인기)


국가가 생기기 이전 부족 국가나 촌락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에게 10 이상의 수는 필요하지 않았다. 동양의 역사를 살펴보면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중국의 첫 번째 나라는 주나라이다. 부족이 통일되고 나라가 생기면서 세금을 관리하고 군대를 징집하기 위해 체계적인 수가 필요하게 된다. 이 시대에 있었던 일을 상상해서 과장되게 꾸며 본다.


묶어서 세기와 덧셈 곱셈 이야기

옛날에는 전쟁을 많이 했는데 전쟁을 하기 위해 군사훈련을 많이 했대. 그런데, 어떤 나라 장군은 군인들이 밤사이 도망가지 않았나 싶어서 매일 아침마다 숫자를 확인했어. 군사의 수가 천 명 정도 되었는데 일일이 이름을 부르고 한명씩 세었대. 그런데 숫자를 세는 동안 화장실 갔다 와서 뒤에 서는 사람들도 있고 친구들과 이야기 하느라 왔다 갔다 하는 사람도 있어서 정확히 세느라 오전을 다 보냈어. 숫자를 확인하고 훈련을 시작할 쯤 되면 군인들이 배가 고픈 거야. 그래서 훈련은 1시간도 못하고 점심을 먹었어. 점심 먹고 다시 군인들을 집합시켜서 숫자를 확인하는 거야. 또 많은 시간이 흐르게 되겠지. 이 장군의 군사들은 매일 열심히 모이기는 하는데 숫자를 세느라고 시간을 다 보냈어. 그런데, 옆 나라의 장군은 수학을 정말 잘하는 장군이 있었어. 그 장군은 아침에 군인들을 확인할 때 어떻게 했을까?(줄을 세워 묶어서 세는 답을 아이들에게 유도한다. 묶는 것이 수를 세는 데 매우 편리하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그래! 이 장군은 천 명의 군사들을 10개의 부대로 나눈 다음 군인들을 열 명씩 세워 열 줄을 만들어 백 명씩 서도록 하는 거야. 장군은 높은 곳에 서서 백 명씩 10개의 부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었어. 줄을 세워 뒷자리가 비어 있으면 부대장에게 왜 없는지 물어 보았지. 이 똑똑한 장군은 줄을 세운 군인들을 확인하는 데 10분이면 끝내는 거야. 그리고 열심히 훈련을 했어. 전쟁이 나서 두 나라가 서로 싸우게 되었는데 멍청한 장군이 속한 나라는 군인들 확인하느라 3시간이 또 걸렸어. 그 사이 똑똑한 장군의 부대가 쳐들어 왔어. 전쟁은 어떻게 되었을까? 보나마다 똑똑한 장군을 둔 나라가 이겼지. 그래서 그때부터 장군들은 묶어서 세는 것을 꼭 배우게 되었대.

→ 실제로는 장군들이 수에 능통한 것이 아니라 장군 아래 군사(제갈공명 같은 사람)들이 수에 능통한 사람들이었다. 저학년은 단순화해서 이야기하고 고학년에게는 멍청한 군사, 똑똑한 군사를 등장 시켜도 좋다. 묶어서 세기는 덧셈과 곱셈의 출발이다. 지금은 모든 나라가 10진법을 사용하는 것 같지만 우리 생활을 자세히 살펴보면 2진법, 60진법, 7진법 등이 남아 있다. 컴퓨터는 철저하게 2진법이다. 시간이나 방위는 아직도 60진법을 사용하며 요일은 7진법으로 되어 있다.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다양하게 묶어 세기를 개발했다. 10이 또 하나의 1일 된다는 개념은 매우 중요하다. 동전을 이용하면 가장 좋다. 1원이 10개면 10원이 되는 것이다.


나눗셈 이야기

옛날에는 전쟁이 끝나고 나면 전쟁에서 얻은 물건을 서로 나누어 가졌대. 그런데 멍청 나라 왕은 수학을 잘 못했대. 특히 나눗셈을 잘 못했어. 전쟁을 해서 금 덩어리를 8개 얻게 되었는데 왕은 전쟁에서 이긴 것이 너무 기분이 좋아서 금 덩어리를 장군들에게 나누어 주었어. 장군이 모두 3명이었는데 1개씩 2번을 나누어 주고 세 번째에도 1개씩 나누어 주었는데 금 한 덩어리가 모자라서 1명의 장군이 받지 못했어.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겠어요?(6개만 나누어 주고 2개는 가져요. 금덩이 2개를 녹여서 똑같이 3등분해요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임금은 다음번 전쟁에서 또 이기면 주겠다고 이야기를 하고 돌려보냈는데 금덩이를 하나 받지 못한 장군은 아무래도 억울했어. ‘왜 나만 주지 않았을까?’ 왕이 자신을 미워하는 것 같기도 하고 별별 생각이 다 들었어. 결국 새벽에 이 장군은 자신의 부하들을 데리고 이웃 나라로 도망갔어. 군사비밀을 가지고 말이지. 결국 이웃 나라에서는 새로운 군사들과 군사기밀을 가지고 쳐들어와 수학을 못하던 왕은 도망가게 되었어. 이 이야기가 전해진 이후로 왕들은 나눗셈 공부를 열심히 했대.

→ 이 이야기는 중국에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물론 임금이 나누어 주었던 것이 금덩어리가 아니라 죽이었다. 임금이 나누어 주던 죽이 2인분이 모자라서 그 죽을 못 얻어먹은 장수들이 배신한 일이 있다. 음식 끝에 마음 상한다고.
너무나 전쟁 이야기가 많이 나와 걱정이 된다. 성경적이고 좋은 이야기 거리가 없나 고민을 많이 하는데 전쟁이야기를 하면 아이들이 정말 재미있어 한다. 내가 남자여서 더 그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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